울산까지 와준 고니?...백조의 호수 말고 '고니의 들녘'

  • 남주원 기자
  • 2024.03.04 19:19
울산을 찾아온 고니 2마리. (사진 울산시 제공,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뉴스펭귄
울산을 찾아온 고니 2마리. (사진 울산시 제공,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멸종위기 1급 고니가 처음 울산을 찾아 눈길을 끈다.

울산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고니 한 쌍이 울주군 온양읍 들녘에서 발견됐다고 4일 밝혔다.

고니는 지난달 7일 울산시민이자 '짹짹휴게소' 회원인 이재호씨 렌즈에 포착되면서 처음 그 존재가 확인됐다. 짹짹휴게소는 청년시민으로 이뤄진 조류 모니터링 모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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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을 찾아온 고니 2마리. (사진 울산시 제공,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뉴스펭귄

고니 첫 발견 이후 짹짹휴게소 회원들이 지속적으로 관찰한 결과, 지난달 말에도 고니 2마리는 꾸준히 온산읍과 온양읍 들녘을 오가며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울산시 관계자들은 윤기득 사진작가와 동행해 고니를 카메라에 담는 데 성공했다. 고니 한 쌍은 또다른 장소에서 대백로와 함께 포착되는 등 울산 곳곳에서 자취를 드러냈다.

울산을 찾아온 고니 2마리. (사진 울산시 제공,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뉴스펭귄

조류전문가 김성수 박사는 “큰고니는 매년 태화강을 찾고 있지만 고니는 처음으로 확인됐다”며 “일본 또는 남쪽에서 월동 후 북쪽으로 먼 여행을 떠나기 전에 체력을 키우기 위해 먹이가 풍부하고 안전한 온양들녘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는 울산이 새들에게 좋은 자연환경으로 인식될 뿐만 아니라 탐조가들의 눈높이도 높아진 결과"라며 "울산이 선진 철새도시로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울산을 찾아온 고니 2마리. (사진 울산시 제공, 윤기득 사진작가 촬영)/뉴스펭귄

한편 고니는 오리과에 속하는 대형 물새다. 국내 100여마리만 월동할 정도로 진귀한 겨울철새다. 이에 환경부는 2022년 고니를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 '고니'라는 우리말 대신 일본어 '백조(白鳥)'로 부르던 것이 여전히 널리 쓰이고 있다. 습지 매립과 하굿둑 건설로 인한 서식지 감소와 불법사냥, 납중독 등은 고니를 멸종위기로 내몰았다.

이 새는 새하얀 몸에 새까만 부리 끝을 지녔으며, 눈 아래 부분은 샛노랗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큰고니는 노란색 부분이 길게 각져서 내려온 반면 고니는 작고 둥그스럼하다.

'툰드라스완(Tundra Swan)'이라는 영문명에서 알 수 있듯 고니는 북극권에 산다. 유라시아 대륙 북부, 알래스카, 캐나다에서 번식하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서부에서 겨울을 난다. 우리나라에는 10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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