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신 만날 수 없는 곳으로' 떠난 뉴요커 부엉이 플라코

  • 박연정 기자
  • 2024.02.27 12:14
뉴요커 수리부엉이 플라코. (사진 Central Park Zoo)/뉴스펭귄
뉴요커 수리부엉이 플라코. (사진 Central Park Zoo)/뉴스펭귄

[뉴스펭귄 박연정 기자] 뉴요커 수리부엉이로 알려진 '플라코(Flaco)'가 맨해튼의 한 건물에 충돌해 숨졌다.

미국 센트럴파크동물원은 플라코가 뉴욕 맨해튼 웨스트 89번가의 한 건물과 충돌해 사망했다는 소식을 지난 23일(현지시간) 전했다.

플라코는 웨스트 89번가 한 아파트 옆 바닥에서 해당 건물 관리소장에 의해 발견됐다. 발견 당시 플라코는 숨이 붙어 있었으나 건물 주민이자 조류학자가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쯤 숨을 거뒀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그 후 플라코는 부검을 위해 브롱크스동물원으로 이송됐다.

부검 결과 사인은 '급성 외상성 손상'으로 추정됐다. 흉골 아래와 간 주변 체강 뒤쪽에 상당한 출혈이 있었고 왼쪽 눈 뒤에도 소량의 출혈이 발견됐다. 머리 외상이나 뼈 골절은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가장 큰 충격은 몸통에 집중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플라코는 사망 당시 건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럴파크동물원이 마지막으로 잰 플라코 몸무게는 1.9㎏이었으며 부검에선 1.86㎏으로 측정됐다. 

동물원 측은 쥐약에 중독됐거나 전염병에 노출됐을 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현미경 검사, 독성학 검사 등 세부적인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플라코의 죽음이 알려지자 SNS상에는 애도의 물결이 퍼지고 있다.

주민들은 생전 플라코가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센트럴파크 내 참나무 밑동에 플라코 사진, 꽃, 편지 등을 놓으며 플라코의 죽음을 기리고 있다. 

센트럴파크동물원 측은 "지난 한 해 동안 플라코를 지지하고 걱정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며 "플라코의 비극적인 죽음은 조류 충돌 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조류 충돌이 야생 조류 개체수에 미치는 파괴적인 영향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뉴욕시에선 매년 약 25만 마리의 새가 건물과 충돌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수리부엉이 플라코는 지난해 2월 누군가 고의로 훼손한 전시관과 철망을 통해 센트럴파크동물원을 탈출했다. 

많은 이들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동물원에서 지내던 플라코가 야생에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 우려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플라코는 센트럴파크, 맨해튼 전역에서 목격되며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스펭귄>은 '동물원 탈출' 뉴요커 된 수리부엉이 (영상), 뉴요커 수리부엉이, 동물원 탈출 후 모험 떠났다 등을 통해 플라코의 삶을 주목한 바 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