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광고제 수상자가 현수막으로 '선거 점퍼' 만든 이유

  • 이수연 기자
  • 2024.02.27 08:33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버려진 정당 현수막을 '선거용 점퍼'로 업사이클해 다시 정치인에게 돌려주는 예술인들이 있다.

아트디렉터, 패션디자이너 등 20대 청년 6명으로 구성된 '보트포어스(Vote for earth, us)'는 총선 기간에 정당 현수막을 선거용 점퍼로 업사이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한땀 한땀 만든 선거용 점퍼는 그린피스가 개최한 '2024 기후토크 페스티벌'에서 지난 24일 처음 소개됐다. 각 정당이 실제 사용했던 현수막으로 만든 빨강, 노랑, 파란색 점퍼는 이날 참석한 정혜림 국민의힘 영입인재, 장혜영 녹색정의당 후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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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열린 '2024 기후토크 페스티벌'에서 지역구 후보, 정당 영입인재 등 기후정치인이 착용한 현수막 업사이클 점퍼.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지난 24일 열린 '2024 기후토크 페스티벌'에서 지역구 후보, 정당 영입인재 등 기후정치인이 착용한 현수막 업사이클 점퍼. (사진 그린피스 제공)/뉴스펭귄

보트포어스가 만드는 점퍼는 한 정당의 현수막으로만 제작해 정치인에게 주는 '정당별 재킷'과 여러 현수막 조각을 섞어 기후위기에 관심 있는 유권자에게 주는 '통합 재킷' 라인으로 나뉜다. 

보트포어스에서 프로젝트리더를 맡은 아트디렉터 황재연 씨는 칸광고제 등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수상했을 정도로 '잘 나가는' 청년 예술인이다. 그가 버려진 현수막으로 '선거 점퍼'를 만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황재연 씨는 "22대 총선으로 구성될 의회가 기후위기 문제를 초당적으로 해결해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26일 <뉴스펭귄>에 말했다.

황 씨는 "작년 보궐선거 때 기후공약이 적힌 현수막을 보면서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던 게 계기"라면서 "보통 현수막은 정치인의 약속을 시민들이 듣는 용도인데, 반대로 유권자의 목소리를 현수막에 담아 정치인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재질인 현수막은 1장을 소각할 때 온실가스 6kg이 배출되고 다이옥신 등 1급 발암물질이 발생한다.

(사진 보트포어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정당 현수막으로 만든 점퍼. (사진 보트포어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오직 22대 총선을 위해 등장한 보트포어스는 각 정당에 미리 협조를 구한 뒤, 폐기 직전 현수막을 가져와 점퍼나 넥타이를 만든다. 아트디렉터인 황재연 씨를 비롯해 그래픽디자이너, 패션디자이너, 모션디자이너 등 20대 예술인들이 함께 제작한다. 기후위기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하는 정치인 후보에게 빌려주는 형식이다.

황 씨는 "광고나 디자인 전공한 친구들이 주로 기업문제를 해결하거나 홍보하는 일을 하는데, 우리 사회 문제도 해결해보자고 모였다"면서 "모순적인 정치권을 비난하기보다 발칙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문제에 관한 더 깊은 이야기가 많이 오가야 한다"면서 "정당들이 기후대응 정책을 많이 내준다면 유권자들은 신념에만 머물지 않고 지구를 위해 투표(보트 포 어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트포어스와 줄리안 퀸타르트. (사진 보트포어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보트포어스와 줄리안 퀸타르트. (사진 보트포어스 인스타그램)/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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