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날려버릴 리버버스"...예정지 나타난 큰고니

  • 이수연 기자
  • 2024.02.20 13:50
리버버스 예정 노선인 한강 옥수동 일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큰고니. (사진 서울 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 - 임계훈)/뉴스펭귄
리버버스 예정 노선인 한강 옥수동 일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큰고니. (사진 서울 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 - 임계훈)/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리버버스 예정 노선인 한강 옥수동 일대에서 멸종위기종 큰고니 무리가 발견됐다.

북부환경정의중랑천사람들, 서울환경연합 등 환경단체로 이뤄진 서울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은 지난 17일 오후 12시쯤 한강에서 월동하는 큰고니 11개체를 발견했다고 19일 전했다.

당시 큰고니 무리는 옥수동 일대 한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큰고니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이 일대에서 2년 만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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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흰꼬리수리도 옥수동 강변북로 아래 저자도에서 발견됐다. 저자도는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지점에서 물새 서식지 역할을 하는 섬으로, 한때 아파트 개발로 사라졌다가 최근 모래가 쌓이면서 자연성을 회복해가는 공간이다.

리버버스 예정 노선인 한강 옥수동 일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큰고니. (사진 서울 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 - 임계훈)/뉴스펭귄
리버버스 예정 노선인 한강 옥수동 일대에서 발견된 멸종위기종 흰꼬리수리. (사진 서울 철새보호구역 시민조사단 - 임계훈)/뉴스펭귄

서울환경연합 등에 따르면 큰고니가 발견된 옥수동 일대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한강 리버버스' 노선에 해당한다. 여의도와 잠실을 잇는 급행노선과 옥수와 뚝섬을 잇는 일반노선 모두 이 일대를 지나갈 예정이다.

또 저자도에서 불과 300m 떨어진 옥수역 앞 한강변에 리버버스 선착장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출퇴근 혼잡을 줄이기 위해 예산 208억원을 들여 선착장 7개를 짓고, 10월부터 리버버스 운항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리버버스가 다닐 옥수동 한강은 11년 전 서울시가 자연성 회복을 선언했던 곳이기도 하다. 2013년 서울시와 한강시민위원회는 '한강을 생명의 강으로 살리겠다'고 발표하고 2030 한강의 미래상을 '두모포에 큰고니 날아오르고, 아이들이 멱 감는 한강'이라고 선포했다. 두모포는 옥수동의 옛 지명이다.

조해민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유람선보다 두 배 빠르게 달리는 리버버스가 철새를 계속 날려버리면 큰고니를 포함한 겨울철새들이 안전하게 월동하지 못할 것"이라며 "철새 서식지를 지날 때 속도를 제한하면 영향을 덜 미칠 수 있겠지만 대중교통 속도 경쟁력이 떨어져 어느 면으로 봐도 한강에 리버버스는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리버버스. (사진 서울시)/뉴스펭귄
서울시가 추진 중인 리버버스. (사진 서울시)/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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