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뚜기떼 몰려온다...과학자들의 불길한 예고

  • 이후림 기자
  • 2024.02.18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기후위기로 대규모 메뚜기떼가 더욱 흔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박사과정 리우 신웨(Xinyue Liu) 학생 연구진은 폭우, 폭풍 등 기후위기 결과가 사막메뚜기떼의 대규모 발생을 촉발할 수 있다는 보고서를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관련 내용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실렸다.

사막메뚜기는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중동, 중국 등 일대 사막에 주로 서식한다. 1㎢당 8000만마리가 군집을 이루며 농업에 심각한 해를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떼를 지어 인간이 기르는 작물을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데, 하루에만 3만5000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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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런 농업 피해를 줄이고자 사막메뚜기떼가 출현하고 확산하는 원인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2020년까지 35년간 36개국에서의 메뚜기떼 발생 횟수를 추적한 뒤 이 정보를 온도, 풍속, 강수량 등 기상정보와 결합했다.

그 결과 메뚜기떼 출현과 기후조건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저자 신웨 박사과정 학생은 "기상정보에 따르면 메뚜기떼의 발생은 종종 한 번에 여러 국가를 강타하며 지역적으로 강우량과 바람이 심한 기간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사막메뚜기가 낳은 대량의 알들이 부화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많이 머금은 토양이 필요하다. 폭우는 이 환경을 충족시키는 데다 식물 성장을 촉진해 부화한 새끼들에게 작물과 초목 등 풍부한 먹이원을 제공한다"며 "부화한 새끼는 떼를 지어 하늘로 날아가는데 이때 부는 강풍은 메뚜기떼를 멀리 이동시켜 새로운 장소에 데려다준다"고 설명했다.   

사막메뚜기가 모래 속에 낳은 알. (사진 Chiswick Cha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사막메뚜기가 모래 속에 낳은 알. (사진 Chiswick Chap - 위키미디어)/뉴스펭귄

보고서에 따르면 사막메뚜기 서식 범위는 강풍, 폭우 등 영향으로 최대 25%까지 늘어날 수 있다. 서식지 환경이 이렇게 바뀐 배경으로는 인간이 초래한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가 원인으로 지목됐다. 서식지가 점점 뜨거워지고 산발적인 비가 자주 내리기 시작하면서 메뚜기떼가 활동하기 알맞은 환경이 조성된 것.

연구진은 "메뚜기떼가 서식하는 국가 대부분은 전세계 곡창지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이 국가들이 가뭄, 홍수, 폭염과 같은 극한기후에 이미 노출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메뚜기떼 증가는 기존 문제를 더욱 악화시켜 식량안보를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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