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소득 1%를 기후대응에 쓸 수 있나요?

  • 이수연 기자
  • 2024.02.18 00:05
(그래픽 본사DB)/뉴스펭귄
(그래픽 본사DB)/뉴스펭귄

 

 

기후위기? 이제는 기후재난


2017년에 발생한 가뭄으로 난민 캠프에 모여있는 소말리아 주민들. (사진 flickr AMISOM Public Information)/뉴스펭귄
2017년에 발생한 가뭄으로 난민 캠프에 모여있는 소말리아 주민들. (사진 flickr AMISOM Public Information)/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인간활동으로 지구기온이 상승하면서 극단적인 재해가 더 자주, 크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후재난'이라 부르죠. 기후재난은 전쟁도 부추긴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대규모 재해로 국경을 건너는 난민이 늘어나고, 식량생산은 타격을 입어 국가 간 긴장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재난은 불평등한 구조 위에서 재앙으로 바뀝니다. 국가별, 지역별, 계층별로 피해규모가 달라지는 탓입니다. 우리에겐 기후재난 시대를 살아갈 충분한 자원과 기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써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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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약자를 먹고 자란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기후재난을 비롯한 모든 형태의 재난은 약자를 먹이로 커집니다. 코로나19가 그랬죠. 비정규직 노동자는 일자리를 잃고 노인은 고립됐으며 필수노동자(의료, 돌봄, 운송, 미화 등 필수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과로에 지쳤습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일수록, 공공서비스가 부족한 지역일수록 재난을 견딜 자원과 기회가 부족합니다. 반대로 기후위기를 초래한 개발의 수혜자일수록, 아이러니하게도 재난을 벗어날 자원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습니다. 기후재난은 경제적, 지역적 양극화를 심화할 뿐, 공평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에 더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과 지역이 따로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기후책임을 기본소득으로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기후위기로 앞으로 50년간 8억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질 거라고 합니다. 전세계 노동인구 4분의 1에 달합니다. 그 사이에 우리나라에선 1% 부자가 50% 빈자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기후재난에 적응하는 데 필요한 돈과 기술은 누가 마련해야 할까요? 

<기후재난 시대를 살아내는 법>의 저자 이수경 작가는 탄소세, 기후세, 플랫폼세를 걷어 기본소득을 주는 방식으로 기후책임을 나누자고 말합니다. 이 방법으로 노동과 개발에 대한 조급함을 완화할 수 있다는데요, '이 개발이, 이 노동이 정말 필요할까?' 고민할 시간을 벌어준다는 겁니다. 나아가 기후위기를 가속하는 산업구조까지 개편할 수 있고요.

 

 

한국을 일그러뜨린 수도권 공룡


(사진 본사 DB)/뉴스펭귄
(사진 본사 DB)/뉴스펭귄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되는 지역은 부족한 재정뿐 아니라 도로, 교육, 의료 등 기본적인 공공서비스도 제대로 누리기 어려워 다시 인구가 빠져나가는 악순환의 고리에 놓였습니다. 반면, 인구와 자원이 몰리는 수도권은 효율성을 내세우며 공공서비스를 가로챘죠. 서울은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지만 석탄발전소 등 기피시설은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지역들은 균형발전을 외치고 있습니다. 이때 '수도권만큼 성장하겠다'는 개발 논리가 아니라 '수도권에 쏠린 혜택을 지역으로 분산하자'는 관점이 필요합니다. 지역 살리기가 아니라 지역에 사는 주민을 살리는 방향으로요. 재난을 불러온 것도, 재난 피해를 겪는 것도 사람이니까요.

 

 

부둥켜안고 살아남기


황제펭귄. (사진 영국 남극연구소)/뉴스펭귄
황제펭귄. (사진 영국 남극연구소)/뉴스펭귄

최근 한 대학 연구진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소득 1%를 낼 수 있냐'고 묻는 질문에 10명 중 7명이 '그렇다'고 대답했어요. 1세대 환경운동가 이수경 씨는 "기후재난을 감당하기 위해선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기후위기 책임이 더 큰 사람이 내자"고 말합니다. 그것이 '기후정의'이기 때문입니다.

황제펭귄은 눈보라가 불어오면 서로 체온을 나누며 견딥니다. 무리 안쪽과 바깥쪽 펭귄이 계속 자리를 바꿔가면서요. 모두가 피할 수 없는 기후재난의 시대, 우리도 황제펭귄처럼 서로 부둥켜안고 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까요?

 

 

(그래픽 본사DB)/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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