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임박' 단국대가 후지필름이랑 벌이는 프로젝트

  • 남주원 기자
  • 2024.02.16 09:15
박새.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박새.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단국대학교가 후지필름 코리아와 함께 벌이는 프로젝트가 눈길을 끈다.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은 인공새집 모니터링 프로젝트인 ‘전국 앞마당 조류 모니터링단’ 참가자를 오는 19일까지 모집한다.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도시개발로 많은 숲과 나무가 사라졌고, 그로 인해 '새 둥지'도 함께 파괴됐기 때문이다. 둥지는 새들이 서식하고 번식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왼쪽부터 인공새집과 그 안에 둥지를 지은 야생조류.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왼쪽부터 인공새집과 그 안에 둥지를 지은 야생조류.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공간생태연구실은 도심 속 야생 소형조류와의 공생 방안을 모색한 끝에 2021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보금자리를 잃은 박새와 곤줄박이 등 작은 새들을 대상으로 인공새집을 제공하기로 한 것.

그 결과 2021년에는 수원시 녹지공간에 인공새집 207개를 설치했으며 2022년에는 677개, 2023년은 644개에 이르는 인공새집을 전국에 설치했다. 설치 이후에는 정기적인 모니터링 활동을 병행했다.

곤줄박이.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곤줄박이.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특히 박새, 쇠박새, 진박새, 곤줄박이 등 박새과 조류가 인공새집을 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새는 외부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환경부가 지정한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속하는 새다. 또 연간 약 8만5000마리에서 10만마리에 달하는 벌레를 잡아먹어 산림생태계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국 앞마당 조류 모니터링단은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올해는 3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인공새집.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인공새집.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도시 숲이나 공원, 아파트 내부 조경 등 인근 녹지공간에 인공새집을 설치한 뒤 일주일에 1회 정도만 관찰하면 된다. 모집기간 내에 사전신청을 하면 국내외 최신 논문자료를 토대로 제작한 인공새집을 무료로 제공받는다. 

관찰 내용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과 공유하면 끝이다. 연구실 측은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인공새집 모니터링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온라인 관찰 플랫폼과 네이버카페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왼쪽부터 온라인 모니터링 플랫폼과 커뮤니티.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왼쪽부터 온라인 모니터링 플랫폼과 커뮤니티.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박사과정 김경태 연구원은 "박새과 조류의 번식생태에 긍정적인 영향과 큰 도움을 주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조성돼 있다"며 "시민과학자들의 소통과 피드백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인공새집 모니터링 생태체험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참여로 인해 인공새집을 이용하는 소형조류의 번식생태를 동시다발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며 "평소 경험하기 어려웠던 조류의 번식과 생태를 관찰하고 생태계 복원과 생물다양성 증진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올해 앞마당 조류 모니터링단에서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인공새집 이용 조류 소개 △인공새집 설치 장소와 방법 △인공새집 관찰방법 △박새과 조류의 생활사 △인공새집 관리 방법 등 전반적인 교육을 진행한다.

박새과 조류가 산란한 알.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박새과 조류가 산란한 알.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후지필름 코리아가 지원해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사료된다. 연구실 측은 "후지필름 코리아는 환경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생물다양성 보전활동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며 "프로젝트 지원을 통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했다"고 전했다.

실제 후지필름 코리아는 자사 소개에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후지필름 본사 공식홈페이지에서도 기후대응을 비롯해 환경에 대한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활동이 끝나면 프로젝트 참가에 대한 수료증을 지급한다.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한편 지난해에는 이 프로젝트 덕분에 종간 둥지 탈취로 인해 발생한 박새와 곤줄박이 혼합 육추 사례가 국내 최초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같은 관찰기록은 한국조류학회지 논문으로 발간됐다. 

도시생태계 내 제한된 둥지자원으로 발생하는 조류 간 경쟁에 대한 기초자료로써 활용 가능하다고 평가된다.

2024년 전국 앞마당 조류 모니터링단 모집 포스터.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2024년 전국 앞마당 조류 모니터링단 모집 포스터. (사진 단국대 공간생태연구실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