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살았을 뿐인데' 호주 멸종위기 새들의 공통점

  • 이수연 기자
  • 2024.02.14 14:18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섬에만 사는 조류일수록 멸종위기에 처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호주국립대 연구진은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조류에서 유사한 특징 세 가지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 같은 내용은 조류보호단체 '버드라이프 오스트레일리아'가 발간하는 잡지 '에뮤: 호주 조류학'에 실렸다.

연구진은 호주에 서식하는 조류에 관한 지난 30년 치 자료를 분석하고 개체수가 점점 줄어드는 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특징을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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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섬에 서식하는 고유종일수록 쥐나 고양이 같은 외래종의 침입으로 멸종위험이 높았다.

수석 저자인 조지 올라 박사는 "태즈메이니아섬에만 사는 날쌘앵무새나 주황배앵무새가 멸종위기에 처한 이유는 외래종 위협에 덜 대비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으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두 번째로 농경지에서 먹이를 구할 능력이 낮을수록 멸종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존에 살던 서식지가 파괴된 조류라도 농경지 근처에서 먹이를 구할 능력이 있는 종은 개체수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몸집이 크고 속도가 느린 새처럼 독특한 진화적 특징을 가질수록 멸종위험이 커진다고 연구진은 추측했다. 예컨대 호주 고유종인 에뮤는 거대하지만 걷는 속도는 느려 사냥이나 덫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에뮤 (사진 뉴사우스웨일즈 환경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에뮤. (사진 뉴사우스웨일즈 환경부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연구진은 "2020년 기준 호주 조류 750종 가운데 10%가 멸종위기에 처했고 8종은 이미 멸종했다"면서 "호주 토종 새들의 멸종위험을 높이는 주된 요인을 파악해야 보존 우선순위를 설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호주 토종 새들이 멸종하는 주요 원인으로 외래종 침입과 인간의 사냥에 따른 서식지 손실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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