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우주선 폭발…현지 주민·생태계 위협할까

  • 남예진 기자
  • 2023.04.25 14:44
지난 20일 스페이스X에서 발사한 우주선은 상공에서 폭발했다. (사진 SpaceX 트위터 계정)/뉴스펭귄
지난 20일 스페이스X에서 발사한 우주선은 상공에서 폭발했다. (사진 SpaceX 트위터 계정)/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스페이스X의 우주선이 폭발하면서 지역 주민과 인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보카치카 마을에서 스페이스X사의 첫 시험 비행이 실패로 마무리됐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이번 실패는 스타십의 신뢰성을 향상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유로뉴스, CNBC 등 외신은 로켓 발사 과정에서 다량의 모래 먼지가 발생하면서 인근 지역의 차량과 건물이 먼지와 '콘크리트 비'로 뒤덮였다고 밝혔다.

이어 발사대 폭발로 인해 다량의 콘크리트 잔해가 날아가면서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파편이 연료저장탱크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FA)은 스페이스X에 대한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 결과,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다며 우주선 발사를 조건부 승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나사의 초대형 로켓 발사장의 경우 가장 가까운 도시가 24㎞ 떨어져 있으나, 스페이스X 발사장과 가장 가까운 도시와의 거리는 불과 8㎞이기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스페이스X사의 스타십(Starship) 발사에 대한 허가 절차가 단기간에 이뤄졌고, 환경영향평가 당시 더 작은 로켓을 대상으로 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에 피해가 과소평가 됐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스X와 발사체의 환경영향을 분석해온 환경공학자 에릭 로슈(Eric Roesch)는 "발사체로 인한 미세먼지는 폐와 호흡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노출 시간과 양, 입자 크기, 미립자 함량에 따라 그 영향은 천차만별일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준위협(NT)종으로 등재된 파이핑플러버, 위급(CR)종인 켐프각시바다거북. 이들은 스페이스X의 발사시설 인근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서식 중이다. (사진 flickr NPS Climate Change Response, 위키피디아)/뉴스펭귄
왼쪽부터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준위협(NT)종으로 등재된 파이핑플러버, 위급(CR)종인 켐프각시바다거북. 이들은 스페이스X의 발사시설 인근의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서식 중이다. (사진 flickr NPS Climate Change Response, 위키피디아)/뉴스펭귄

한편 환경단체에선 스페이스X의 발사시설 인근에 파이핑플러버, 켐프각시바다거북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지역 텃새와 철새들이 다수 서식하는 야생동물보호구역으로 둘러싸인 만큼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비영리 해안환경단체 '코스탈밴드베이 앤 애스츄어리즈(Coastal Bend Bays and Estuaries)'는 "스페이스X가 우주선 발사를 시작하기 전인 2018년과 비교했을 때, 2021년에 파이핑플러버의 개체수가 54% 감소했다"고 밝혔다.

텍사스주 비영리단체 'Friends of the Wildlife Corridor'에서도 "스페이스X가 동물보호구역 약 26만4462㎡(약 8만 평)을 불태워 야생동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텍사스 브라운스빌 환경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을 창시한 엠마 게바라(Emma Guevara)는 "억만장자가 자기 기술을 시험하기 위해 해변을 폐쇄하고, 야생동물보호구역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지역 주민들의 심각한 우려를 계속해서 무시한다면 이 회사의 파괴행위를 누가 책임지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미국 멸종위기종보호단체 생물다양성센터(Center for Biological Diversity)의 수석 변호사 재러드 마골리스(Jared Margolis)는 "항공우주국에서 스페이스X에게 요구한 규정은 멸종위기종 보호에 미흡할 것"이라며 "우주 탐사를 반대하진 않지만, 그 과정에서 생태계를 희생시켜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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