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석송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이다. 아래는 물석송의 육하원칙.
Who?
내 이름은 물석송. 학명은 Lycopodiella cernua (L.) Pic. Serm. 석송과 양치식물로 포자로 번식해. 키가 작고 땅에 누워서 자라는 특징이 있어.
When?
2017년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전남 완도군 일대에서 진행한 국립공원 자연자원 조사에서 처음으로 내 자생지를 발견했어. 한국에선 1936년 제주도 채집본이 표본으로 남아있었을 뿐 실제로는 발견되지 않아서 멸종된 것으로 알려져 왔어. 기록으로만 존재하다 81년 만에 발견된 거라 당시 굉장히 화제가 됐어. 202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됐어. 포자기는 9~12월이야.
Where?
해외에서는 일본, 대만, 미얀마, 호주 등 열대·아열대 지역에 널리 분포하지만 한국에서는 전남 일부 섬에서만 분포해 보전 가치가 매우 높은 희귀식물로 평가돼. 최근 전라남도 완도군 일대에서 서식처가 확인됐고, 신안 도서 지역에서도 소수 개체가 발견됐어. 나는 생장 조건이 까다로운 편인데, 일단 물이 있어야 번식 가능하고 볕도 잘 들어야 해. 반면 큰 키 식물이 자랄 수 없도록 토양층 깊이는 깊지 않아야 해. 그래서 볕이 잘 드는 습지나 물가 주변에서 작은 무리를 이뤄 자라. 양지바른 축축한 땅과 일부 산비탈이나 임도 가장자리 습한 곳도 좋아해.
What?
이름에 ‘물’이 붙은 건 물이 많은 곳에서 자란다는 뜻이고, ‘석송’은 소나무와 비슷한 형태를 가진 석송과 식물이란 뜻이야. 정리하면, 습한 곳에서 자라는 소나무와 비슷한 식물이라는 의미야. 이는 내 생태적 특징을 반영한 이름이기도 해. 다른 석송류와 다른 점은 가지 끝 연한 녹색 부분인 포자낭수가 아래로 처지거나 굽는다는 거야. 포자낭수는 포자낭이 여러 개 모여 이삭 모양을 한 것을 말해. 이 포자낭이 달린 가지의 모양이 늑대 발 또는 쥐의 발에 자주 비유돼. 실제 학명도 그리스어로 ‘늑대’를 뜻하는 리코스(lycos)와 ‘발’을 의미하는 포우스(pous)가 합쳐져 만들어졌어.
How?
원줄기는 땅에 얕게 묻혀 있거나 땅 위를 길게 기어가고 불규칙하게 분지해. 잎은 다소 빽빽하게 달려. 측지는 50cm 정도로 곧게 서며 연속으로 분지해 나무 모양이 돼. 잎은 두 종류인데 측지에 달리는 것은 성글게 나선상으로 배열해. 선상 피침형으로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가지에 달리는 것은 빽빽하게 붙으며 바늘 모양이야. 포자엽은 넓은 난형으로 가장자리에 잔돌기가 술처럼 달려. 포자낭수는 가지 끝에 1~2개가 달리며 끝이 아래로 처지며 원통형이야.
Why?
나는 자생지가 제한적이고 환경 변화에 민감해. 지리적으로 좁은 출현 범위와 극소 개체수, 서식처 개발, 무분별한 채취로 위협 받고 있어. 현재 국가생물 적색목록에 멸종우려범주인 취약(VU)으로 평가되고 있어. 최근에는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전남 신안군 암태도 일대에서 내 자생지를 보전·관리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어. 조사 결과 2021년 첫 발견 당시 20개체였던 개체수가 현재까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었어. 다만, 생육지가 협소하고 탐방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외부 교란에 취약한 상태로 평가됐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해외에선 흔하지만 한국에선 너무 귀한 희귀식물 ‘물석송’이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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