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구가열화가 계속 심해지면서 기후재난 발생 양상이 매우 복잡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미래에는 더 강하고 빈번한 재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후위기가 생태계 생물다양성 변화와 시민의 건강, 기업 생산성 등 사회 전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다시 한번 강조됐다. 환경부는 국가 기후위기 대응 대책을 더욱 꼼꼼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가열화가 심해지면서 기후재난 발생 양상이 매우 복잡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한반도 가열화가 심해지면서 기후재난 발생 양상이 매우 복잡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환경부와 기상청이 ‘한국 기후위기 평가보고서 2025(이하 보고서)’를 공동으로 발간했다. 우리나라 기후위기와 관련한 과학적 근거, 영향 및 적응 등의 연구 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다. 2010년과 2014년, 그리고 2020년에 이어 네 번째 발간이다. 

보고서는 크게 두 분야로 나뉜다. ‘기후위기 과학적 근거(기상청, 제1실무그룹)’과 ‘기후위기 영향 및 적응(환경부, 제2실무그룹)’이다. 각 분야 전문가 112명이 한반도를 대상으로 최근 5년 사이 발표된 2000여 편의 논문과 연구 결과 등을 분석해 평가했다. 

“최근 7년간 지구가열화 추세 강화”

1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온난화가 더욱 심화되면서 폭염, 집중호우 등 기상재해가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고 미래에는 더 강하고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례로 2024년 국내에서 관측된 이산화탄소 농도는 안면도 430.7ppm, 고산 429.0ppm, 울릉도 428.0ppm으로 세 지역 모두 전 지구 평균 농도보다 약 5.2-7.9ppm 높았다. 한반도에서 2024년 농도 증가율도 3.4ppm으로 최근 10년(2014-2023)의 연평균 증가율 2.4ppm에 비해 높았다.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이 확대되고,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고수온 발생 확률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이 확대되고,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고수온 발생 확률도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2024년과 2023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각각 14.5℃, 13.7℃로 역대 1, 2위를 기록했으며, 1912~2017년 기온 상승률(0.18℃/10년)보다 1912~2024년 기온 상승률(0.21℃/10년)이 더 높았다. 환경부 등은 “최근 7년간(2018~2024) 온난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반도 폭염 발생빈도와 강도는 모두 증가세다. 인위적 요인으로 인한 폭염 발생 확률이 사례에 따라 4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태풍의 극한강수 영역이 16~37% 확대되고, 초강력 태풍이 유지될 수 있는 고수온 발생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21세기 말(2081∼2100)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온실가스 감축 정도에 따라 2.3℃(낮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1-2.6)에서 최대 7.0℃(매우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 SSP5-8.5)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현재 연평균 8.8일 발생하는 폭염은 24.2일(SSP1-2.6)~79.5일(SSP5-8.5) 발생하여, 현재 대비 3~9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위기, 사회 전 부문에 영향”

2실무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기후위기로 인해 생태계 생물다양성 변화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증가, 수산업 생산성 저하가 이어졌다. 사회 전 부문이 영향을 받았다는 의미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생물 계절과 온난화 간의 시기적 상충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도 확인했다. 기후위기와 토지피복 변화로 육상 조류 개체수 변화가 있으며, 총 52종의 점유율 변화를 파악한 결과 전체의 38%가 감소했다. 겨울 철새 민물가마우지가 여름에 관찰되거나 여름 철새 중대백로가 겨울에 출현하는 등 계절과 불일치하는 육상 조류 출현 사례도 나타났다. 

겨울 철새가 여름에 나타나거나 여름 철새가 겨울에 나타나는 현상도 관찰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겨울 철새가 여름에 나타나거나 여름 철새가 겨울에 나타나는 현상도 관찰된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 수는 2020~2023년 평균 1,709명(사망 17명) 대비 2024년에는 2배 증가했다. 2050년대 고령자의 고온으로 인한 초과사망률은 ‘중간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2-4.5)’에서 4.36%, ‘약간 높은 단계 기후변화 시나리오(SSP3-7.0)’에서는 5.5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주변 해양 표층수온은 전 지구 평균 대비 2배 상승했고, 수산업은 최근 14년간(2011~2024) 고수온 3472억원, 저수온 308억 원의 누적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 내용은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발간 예정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7차 평가보고서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올해 8월 선정된 우리나라 저자들이 본 보고서에서 정리된 내용을 통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 기후위기를 기술하는 데에도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안세창 환경부 기후탄소정책실장은 “폭염, 홍수 등 이상기후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어 기후 취약계층 보호가 중요하다”라며, “사회 전 부문의 기후대응 역량이 제고될 수 있도록 ‘제4차 국가 기후위기 대응(적응)대책’을 수립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승희 기상청 차장은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각종 기후재난의 발생 양상이 복잡해졌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교한 기후위기 감시·예측을 통해 기후위기 적응정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고, 우리나라 기후과학계의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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