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불경기와 고물가 속에서도 녹색 에너지에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을 가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해 친환경 제품에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겠다는 그린 프리미엄 현상이 최근 여러 설문조사 결과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10일 기후솔루션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기후변화·에너지 국민 인식조사’ 에서 응답자 1500명 중 92.6%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단순한 찬성을 넘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전기요금이 오르더라도 이를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절반(50.1%)을 넘었다.
응답자들이 재생에너지를 긍정하는 이유는 친환경(88.3%)이며 지속가능한 에너지원(85.7%)이기 때문이다. 10명 중 8명은 재생에너지가 에너지 안보(75.6%)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고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보다 경제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탄소중립을 위해 전기요금 인상을 감당하겠다는 여론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지난 4월 녹색전환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기후정치바람’이 성인 44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기후위기 국민 인식조사’에서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우선 정책으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5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에 54.8%가, 탄소세 도입에 71.2%가 찬성했다.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비용 부담에 국민들이 일정 수준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더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 선택할 것"
친환경에 돈을 더 내겠다는 흐름은 제품 소비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3월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자의 ESG 행동 및 태도 조사'에서 소비자 10명 중 7명은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기업의 제품에 추가 비용을 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경향은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확인됐는데 응답자 87.8%는 친환경 제품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그중 95%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겠다고 했다.
여행까지 친환경 선택
해외서도 같은 흐름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친환경 소비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2022년 숙박 플랫폼 '여기어때'를 이용하는 20~30대 고객 10명 중 5명은 비용을 더 지불해서라도 친환경 여행 상품을 구매할 뜻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친환경 옵션이 있는 여행 상품에 기존 가격의 12%까지 더 부담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해외에서도 친환경 제품 소비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여론이 나온다. 지난달 발표된 '2025 미국 패션 소비자 전망 보고서'에서 소비자 800명 중 32%는 친환경 요소가 있는 제품에 기존 가격보다 최대 10%를 더 지불할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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