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동부 해안에서 조업 중이던 어부들이 바다에서 호랑이 사체를 발견해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 호랑이 사체는 부패 흔적이나 외상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바다에 떠오른 호랑이 사체 영상은 현지 시각으로 19일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동해 해역에서 촬영됐다. 해당 영상에는 호랑이 사체가 어선 가까이 떠다니는 모습이 담겨 있다. 해당 영상은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으며, 부상 흔적도 없는 모습에 현장 어부는 충격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이 호랑이 종은 아무르호랑이, 일명 시베리아호랑이다. 해당 종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심각한 멸종위기(CR)' 등급으로, 러시아 극동 숲에 약 750마리 남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랑이가 바다에서 사체로 발견된 이번 사건은 매우 드물지만, 러시아 극동에서는 아무르호랑이와 관련된 비극적인 사건이 반복적으로 이어져 왔다.
2020년 연해주 북부에서 현지 주민이 냉동차에 아무르호랑이 사체와 곰 신체 일부를 불법 보관하다 체포된 일이 있었다. 당시 발견된 호랑이 사체는 발이 밧줄로 묶여 있었고, 구매자를 찾던 중 적발됐다.
같은 해 아무르주에서는 야생에 방사된 지 얼마 안 된 '파블리크'라는 이름의 아무르호랑이가 밀렵꾼에 의해 희생됐으며, 이어서 총탄에 맞아 죽은 암컷 호랑이의 가죽을 소지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아무르호랑이는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개체 수가 급감해 왔다. 1990년대 이후 개체 수가 250마리까지 줄었고, 최근에는 먹이 부족과 서식지 파괴로 인해 민가에 출몰하는 사건도 보고되고 있다.
이번 바다에 떠오른 호랑이 사체는 외상이나 부패 흔적이 거의 없어, 자연사·밀렵·불법 거래 등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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