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우연히 혼획된 멸종위기종을 바다에 돌려보낸 어민에게 보상금을 주자, 실제 방류량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함께 드러났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혼획된 멸종위기종을 안전하게 방류한 어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했을 때 귀상어와 수구리(가오리 일종) 방류량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23일(현지시간)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연구진은 인도네시아 소규모 어선 87척을 두 집단으로 나눠 1년 4개월간 실험을 진행했다. 한 집단은 멸종위기종 귀상어와 수구리를 살아있는 상태로 방류하면 보상금을 지급했고 다른 집단에는 보상을 제공하지 않았다.
어민들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혼획된 귀상어와 수구리를 바다로 돌려보내고, 이들이 물속으로 헤엄쳐 사라지는 장면을 카메라 영상으로 증명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었다. 연구진은 어민들이 이 어종을 시장에 판매했을 때 얻는 수익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상금을 책정했다.
그 결과, 혼획된 수구리의 71%가 방류됐고 귀상어는 4%가 방류됐다.
하지만 일부 어민들이 더 많은 보상금을 받기 위해 방류 기회를 늘리고자 무리해서 어획량을 증가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했고, 혼획된 어류의 사망률도 증가했다. 보상금을 받은 집단에서 수구리 사망률은 비교 집단보다 25% 낮았지만 귀상어 사망률은 오히려 44% 높게 나타났다. 그물에 걸려 혼획된 어종 대부분은 사망에 이른다.
이에 연구진은 어류 크기에 따라 보상 체계를 조정하고, 선박당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방류 횟수에 제한을 두었다. 또 멸종위기종 어획 자체를 사전에 줄이기 위해 어민들에게 새로운 어구를 제공하는 등 실험 방식을 개선해 새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이끈 홀리 부스 옥스퍼드대 생물학과 연구원은 "이 인센티브 프로젝트는 대규모 상업적 어업이 바다 생태계를 해치는 상황에서, 생계를 위해 혼획된 멸종위기종을 팔 수밖에 없는 소규모 어민들이 보존에 참여하도록 하는 공정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실제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인센티브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고 꼼꼼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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