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종 중에는 앨런벌새, 삼색어깨찌르레기, 염습지참새 등 42종의 멸종위기종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은 앨런벌새.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종 중에는 앨런벌새, 삼색어깨찌르레기, 염습지참새 등 42종의 멸종위기종이 포함돼 있었다. 사진은 앨런벌새.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미국에서 조류 3분의 1 이상이 높은 위험 수준에 처해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내에서 지난 50년간 개체수가 절반 이상 사라진 종은 112종에 달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조류 현황 보고서(2025 State of the Birds Report)는 지난 13일(현지 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제 90회 북미 야생동물 및 생물자원 컨퍼런스에서 공개됐다. 

미국의 여러 과학, 환경 단체 들이 함께 작성한 보고서는 미국 내 육지와 해양 서식지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한 새 개체수의 지속적 감소와 긴급한 보호 조치가 필요한 229종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종 중에는 앨런벌새(Allen’s Hummingbird), 삼색어깨찌르레기(Tricolored Blackbird), 염습지참새(Saltmarsh Sparrow) 등 42종의 멸종위기종이 포함돼 있었다.

연구진이 미국 전역에서 새의 개체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습지, 숲, 초원, 해양 등 거의 모든 생태계 유형에서 개체수 감소가 발생했다. 특히 이번에는 그간 개체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던 오리류조차도 하향세를 보여 우려를 자아냈다.

환경 단체 국립 오듀본 협회의 최고 책임자 마샬 존슨은 "새는 모든 서식지에서 전면적인 위기 상황을 맞고 있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코넬대학교 조류학 연구소 아만다 로데왈드 교수는 “새 개체수가 이렇듯 급격하게 감소한 데에는 서식지 파괴, 환경 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강화되고 있음을 뜻한다”면서, "환경 조건이 새들의 생존에 적합하지 않다면 우리 인간의 건강에도 문제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새의 개체수 감소를 되돌리는 방법으로 서식지 보존 노력을 꼽았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과학자 스티브 아데어는 “지난 수십 년에 걸쳐 전략적이고 적극적인 습지 서식지 보존이 수많은 물새류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과학 기반 서식지 보존 계획과 정부, 기업, 토지 소유자 등의 협력 투자가 필요하다"고 소리를 높였다.

과학자들은 새를 보존하는 것이 새뿐 아니라 인간 공동체를 비롯해 더 넓은 생태계에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로데왈드 교수는 “새들을 위한 많은 조치들은 인간에게도 유익하다"며, "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할 때, 우리도 우리를 지탱하고 있는 생태계 서비스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북미에서 지난 50년 동안 30억 마리의 새가 사라졌다는 2019년 연구의 후속 연구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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