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에서 대서양연어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세계 곳곳에서 대서양연어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사진 wikimedia commons)/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전 세계인의 식탁에서 사랑받는 연어. 그런데 연어가 멸종위기에 다가섰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 곳곳에서 대서양연어(atlantic salmon)의 개체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 환경청과 해양과학센터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4 대서양연어 개체수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스 지역의 대서양연어 개체수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 서식하는 야생 연어의 90%가 ‘위험에 처했거나(at risk) ‘위험할 가능성이 높다(probably at risk)'고 평가됐다. 보고서는 이러한 분류가 연어 개체수가 자연적으로 유지될 수 없을 정도로 감소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영국 환경청의 앨런 러벨(Alan Lovell) 회장은 "40년 전만 해도 매년 약 140만 마리의 연어가 영국 강으로 돌아왔지만, 지금은 그 절반도 채 안 되는 수준으로 떨어졌고 이는 생물다양성 위기의 증거"라고 지적했다.

한 영국 환경단체 관계자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영국의 일부 강에는 2~3만 마리의 대서양연어가 서식했지만, 이제는 1000~2000마리로 줄어들었고, 일부 강에는 수 백 마리만 남아 있다”면서, "지난 40년 동안 야생 대서양연어의 개체수가 80% 정도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세계 곳곳에서 대서양연어의 개체수 감소가 보고되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아일랜드로 돌아오는 야생 연어의 개체수가 1975년 176만 마리에서 2022년 17만 마리 수준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치누크 연어와 코호 연어 등이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고, 세계에서 네 번째로 연어를 많이 생산하는 캐나다에서는 2016년 14만8000톤에 달하던 생산량이 2023년에는 9만톤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전 세계 대서양연어의 개체수가 2006년에서 2020년 사이에 23% 감소했다”고 밝히며 대서양연어의 적색목록 등급을 ‘최소 관심(Least Concern)’에서 ‘준위협(Near Threatened)’ 단계로 상향했다. 준위협 단계는 가까운 장래에 야생에서 멸종 우려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은 종에게 지정된다.

대서양연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집약적 농업으로 인한 환경 오염, 도로, 강 내 인공 구조물 건설 등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 대형 어선에 의한 혼획, 무분별한 양식에 따른 연어 질병 취약성 증가 등이 꼽히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도 연어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물 온도가 상승하면 산소 함량이 감소해 연어가 호흡하기 어려워지고, 연어는 차가운 물과 먹이를 찾아 더 먼 거리를 헤매야 한다. 또한 따뜻해진 물은 바다와 강의 먹이 사슬에 영향을 미친다. 연어의 먹이가 줄어들면서 개체수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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