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한달도 채 안 된 키위.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 Dr Christine Stockum)/뉴스펭귄
태어난 지 한달도 채 안 된 키위.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 Dr Christine Stockum)/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뉴질랜드의 국조이자 대표적인 멸종위기종 '키위'가 150년 만에 수도 웰링턴에서 자연번식해 화제다.

키위새 보호단체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The Capital Kiwi Project)'는 키위 탄생 소식을 지난 5일(현지시간) 공식 SNS를 통해 전했다.

단체 측은 지난해 11월부터 웰링턴 인근에 성체 키위 63마리를 방생했다. 그 결과 150년 만에 자연번식을 통해 키위가 탄생했다.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 설립자인 폴 워드 교수는 "지난 몇 년간 열심히 일해온 팀원들에게 무척 의미 있는 일"이라며 "웰링턴이 키위가 서식하기 적합한 장소라는 걸 증명하는 이정표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북방족제비는 자신의 몸집보다 3~4배 큰 동물도 사냥할 수 있다. 이에 새끼 키위들은 북방족제비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영상 Department of Conservation)

울음소리가 '키위'처럼 들려 키위라고 불리는 이 동물은 뉴질랜드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토착종이다. 하지만 서식지 감소와 침입종인 북방족제비, 고양이 등에 의해 개체수가 급감한 상태다.

뉴질랜드 환경보호부는 야생 키위가 약 7만 마리 남은 상태이며, 그 수가 매년 2%씩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주일에 약 20마리가 목숨을 잃는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에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는 성체 키위를 방생하고, 축구장 4만3000개에 달하는 부지에 침입종 포획틀을 설치했다. 또 반려견들이 산책 중 키위를 공격하지 않도록 반려견 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는 산책 중인 개들이 키위를 공격하지 않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뉴스펭귄
캐피털 키위 프로젝트는 산책 중인 개들이 키위를 공격하지 않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뉴스펭귄
자원봉사자들은 2주간 총 4마리의 새끼 키위를 발견했다.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뉴스펭귄
자원봉사자들은 2주간 총 4마리의 새끼 키위를 발견했다. (사진 The Capital Kiwi Project)/뉴스펭귄

단체 측은 갓 태어난 키위들이 침입종인 북방족제비로부터 자기 몸을 지킬 수 있도록 800g까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볼 예정이다. 나아가 향후 6년간 키위 650마리를 방생하는 등 개체수 복원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동원할 계획이다.

워드 교수는 "방생한 60마리 중 4분의 1만 관찰됐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키위가 탄생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키위과(Apteryx)에 속하는 ▲북부갈색키위(A.mantelli) ▲남부갈색키위(A.australis) ▲오카리토키위(A.rowi) ▲큰점박이키위(A.haastii)는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취약(VU, Vulnerable)'으로, 작은점키위(A.owenii)는 '준위협(NT, Near Threatened)'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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