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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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펭귄=포르투갈 최소정 펭윙스] 포르투갈인에게 가을과 겨울의 필수품은 '장화'다. 우기가 시작되는 9월부터는 건조했던 여름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비가 쏟아진다. 동시에 급감하는 온도로 사람들의 옷차림도 바뀌곤 한다. 하지만 올해 가을은 달랐다. 한 해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여전히 가볍다.

최근 심각해지는 기후위기로 많은 유럽 지역은 이미 빈번하게 긴 가뭄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오로지 기후위기에 따른 재난으로 본다. 유럽에서 가뭄으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90억 유로(약 12조7000억원)에 달한다. 극심한 가뭄은 유럽에서 더욱 흔해지고 있으며 그로 인한 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가뭄의 원인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줄어드는 강수량과 늘어나는 물 증발량이다.

유럽은 지구가열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는 대륙이다. 수치에 따르면 올해 유럽 평균기온은 대륙 모든 지역보다 높았다. 특히 포르투갈은 올해 일부 지역의 온도계가 46°C에 도달하면서 강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해양대기연구소(IPC)는 2091년에서 2100년 사이 포르투갈 본토 연간 강수량과 증발량이 각각 최소 55㎜/77㎜ 최대 148㎜/184㎜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2가지 기후 요소인 토양에 수분을 공급하는 강수량과 토양 수분을 소모하는 증발량은 최악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물리학자 리카르도 트리고 박사는 "포르투갈 가뭄의 주된 이유는 강수량 감소가 아니라 기온이 높아지며 증발하는 물의 양이 훨씬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스본대학교 돔루이스연구소 측 전문가 역시 비가 적게 내리는 것이 아니라 증발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포르투갈 남쪽의 세투발, 에보라, 베하, 파로 등 지역은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지난해 포르투갈 본토의 97%가 가뭄을 겪었고, 이 중 27.1%는 극심한 가뭄에 시달렸다.

가장 큰 문제는 산불과 농업용수 부족이다. 농부들은 이미 기후위기를 인지하고 포도나무와 같은 작물 유형을 바꾸고 있다. 기존 농작물을 열과 물 스트레스에 강한 다른 작물로 대체하는 것이다. 이는 머지않은 미래에 농업다양성이 줄어들 것을 암시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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