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지구평균 기온이 신기록을 경신했다. (사진 미국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이틀 연속으로 지구평균 기온이 신기록을 경신했다. (사진 미국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지구 평균 기온이 이틀 연속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국립환경예측센터(NCEP)에 따르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지구 평균기온은 17.01℃로 1979년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날로 기록됐다.

이는 이전 최고 기록인 16.92℃를 7년 만에 넘겼을 뿐 아니라, 관측이 시작된 1979년 이후 처음으로 17℃를 초과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기록이 빠른 시일 안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실제로 바로 다음날 17.18℃를 기록하며 새롭게 경신됐다.

17℃가 높은 온도가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밤 동안의 기온과 극지, 그리고 현재 겨울인 남반구의 기온을 모두 합해 평균을 낸 것이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지구가열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증빙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평년과 7월 3일의 기온을 비교한 지도. 평년보다 무더울 경우 빨간색으로, 한랭할 경우 보라색에 가깝게 표시된다. 한국도 평년보다 무더운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 
평년과 7월 3일의 기온을 비교한 지도. 평년보다 무더울 경우 빨간색으로, 한랭할 경우 보라색에 가깝게 표시된다. 한국도 평년보다 무더운 것으로 나타난다. (사진 미국 메인대학교 기후변화연구소, Climate Reanalyzer)/뉴스펭귄

지도에 의하면 북아프리카, 아라비아, 미국 남부 전역에서 무더위가 극심해지고 있다.

또 3일에는 퀘벡, 캐나다 북서부, 페루 등에서 최고기온이 경신되는 등 세계 각지에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이상 고온은 고위도에서 극심해지고 있다. 남극 대륙과 인근 해역은 평년보다 온도가 상승 중이며, 캐나다 동부, 시베리아 등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그랜섬기후변화·환경연구소의 프리데리케 오토(Friederike Otto) 기후학자는 "이것은 우리가 기념할 만한 일이 아니다"라며 "사람들과 생태계에 대한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의 스테판 람스토프(Stefan Rahmstorf) 기후학자는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지구가 뜨거워진 것은 예상 밖의 일이 아니며, 19세기부터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지구가 뜨거워진다는 것은 사람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시급히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록 이번 기록이 위성 관측과 지상 관측소의 자료를 조합한 비공식적인 자료를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정확도가 떨어질 수는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후위기가 지구를 미지의 영역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지적했다.

미국해양대기청 소속 국립환경정보센터(NCEI)의 데크 아른트(Deke Arndt) 연구소장은 "이번 기록의 경우 1979년 이후의 위성 자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미국해양대기청의 자료는 1880년부터 시작된다"며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선 수개월,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의 관측치를 바탕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른트 소장은 "인간이 초래한 기후위기는 지구 온도를 상승시키는 에스컬레이터와 같고, 엘니뇨는 에스컬레이터에 서 있는 동안 뛰어오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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