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호주산불 '남일' 아냐, 건조해지는 한반도

  • 임병선 기자
  • 2021.04.20 11:54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고온화의 영향으로 한반도도 갈수록 건조해지면서 산불발생 위험 또한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기후위기로 빈발하는 산불은 동시에 기후위기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 '위험한 순환' 속으로 빨려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 단위로 평균 상대습도를 분석한 결과, 1980년대는 71.3%였으나 2010년대에는 67.4%로 낮아졌다. 상대습도는 백분율로 공기의 건조도와 습한 정도를 나타낸 것으로 수치가 낮을 수록 상대적으로 건조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건조화 추세에 따라 국내 산불 위협도 커졌다. 산불의 60%가량은 봄철에 발생하는데, 봄철에 특히 건조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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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도는 산불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습도가 낮으면 산불의 가연물(불의 3요소로 탈 만한 물질)인 나무가 건조해진다. 이는 산불발생 가능성의 증가로 이어지고, 산불 발생 규모가 커지는 요인이 된다. 

산림청은 습도와 기온 등을 포함한 기상 상태와 산림 내 불에 탈 가능성이 있는 물질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산불위험지수'를 발표하는데, 이때 습도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실제 2019년 4월 강원도 속초, 고성 등 일대를 태운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했을 때 봄철에 해당했으며, 해당 지역에 건조경보가 내려진 상태였다.

이번 기상청 발표에는 40년 간 봄철 상대습도는 1980년대 66.4%,1990년대 63.0%, 2000년대 60.3%, 2010년대 60.6%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최근 10년 간 목재의 건조도를 나타내 산불 위협 측정의 근거가 되는 '실효습도'가 35% 아래로 나타난 일수는 가장 많은 1월에 3.6일, 그 뒤를 이어 2월 3.1일, 3월 2.8일, 4월 2.2일로 봄철에 집중됐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기후위기로 인해 산불 발생 횟수가 증가한다는 경고는 예전부터 나왔다.

지난 5일 서울대 연구진은 2019년 발생했던 호주 대형 산불의 원인을 규명했다. 지구가열화가 심화할수록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지역에서는 강우량이 증가하고,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하락하는 곳은 강우량도 감소한다. 이에 따라 건조한 지역의 건조화가 가속하는 것이다.
 
2016년, 미국 컬럼비아대 지구과학부 교수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5년 간 미국 내 삼림 중 75%가 인류에 의한 기후변화 때문에 건조해져 불에 잘 타는 상태가 됐다고 밝혔다.

산불은 기후위기 때문에 발생하지만, 또 다른 기후위기를 촉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탄소 흡수원인 숲이 사라지고, 나무가 연소하면서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호주 대형 산불과 2019년 미국에 발생했던 캘리포니아 산불이 지구가열화 영향으로 건조해진 기후와 높아진 기온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연구결과 등을 근거로 산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가 기후위기 대응에 나설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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