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게, 더 희게' 백색 페인트가 기후위기에 도움이 되는 방법

  • 이후림 기자
  • 2021.04.20 14:37
세상에서 가장 흰 페인트 샘플을 들고 있는 시우린 루안(Xiulin Ruan) 교수 (사진 퍼듀대학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현존하는 가장 흰 페인트보다 더욱 하얀 페인트가 개발됐다. 

1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국 퍼듀대학교 시우린 루안(Xiulin Ruan) 교수 연구팀은 현존하는 가장 흰 페인트보다 더욱 흰 페인트를 개발했다. 

해당 페인트는 98% 이상의 태양광을 반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되는 흰색 페인트가 태양광의 80~90%를 반사하는 것과 비교했을 때 최대 18%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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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이번 개발이 에너지를 절약해 직면한 심각한 기후위기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이미 실행 중인 '쿨루프(Cool Roof)' 캠페인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지붕을 시원하게 만든다는 뜻을 담은 쿨루프 캠페인은 지붕이나 옥상을 흰 페인트로 칠해 보다 쉽게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뉴욕시 등 일부 주요 도시에서 시행 중인 환경 보호 프로젝트다. 이는 태양광을 반사하고 열을 차단해 도시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동시에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미국 뉴욕은 최근 약 92만 9000㎡ 이상의 건물 지붕을 흰색 페인트로 덧칠했다. 캘리포니아 주는 쿨루프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건축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은 쿨루프 캠페인을 통해 건물 내부 온도를 무려 7도가량 낮출 수 있다고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한 가장 흰 페인트의 도장면 온도, 주변보다 월등히 낮은 것을 볼 수 있다 (사진 퍼듀대학교)/뉴스펭귄

시우린 루안 교수에 따르면 약 92㎡의 지붕 면적에 새로 개발된 페인트를 도포하면 10㎾의 냉각 능력을 발휘한다. 이는 대부분의 건물에서 사용하는 중앙 냉방 장치보다 강력하다.

그는 "해당 페인트로 지구 표면의 약 1%만 칠한다면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를 막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버클리연구소 연구진이 전 세계 모든 대도시 옥상을 흰 페인트로 덮을 경우 감소하는 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계산한 결과 24기가 톤의 이산화탄소를 상쇄하는 것과 맞먹는 냉각 효과 또한 얻게 된다고 알려졌다. 이는 20년 동안 도로에서 약 3억 대의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 것과 같은 효과다.

검증된 효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에너지 절감을 위한 활발한 쿨루프 캠페인 지원 사업이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옥상 방수시공이 필요한 단독주택에 쿨루프를 시공할 경우 발생하는 차액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친환경 흐름에 동참할 수 있게 하는 다양한 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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