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빙, 한반도면적 8배 사라졌다

  • 이후림 기자
  • 2021.03.31 11:51

가열화 속도, 지구 전체의 2배..."80년내 북극곰 멸종"

(사진 NASA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북극 해빙 최대 범위가 심각한 감소 추세에 이르렀다.

3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21일 기준 북극해 위에 떠 있는 해빙 최대범위가 2007년과 동일한 기록인 역사상 7번째로 낮은 값에 도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1일 도달한 북극 해빙 최대범위는 1,477만㎢로 1981년에서 2010년 평균 최대범위인 1,564만㎢보다 87만㎢ 낮고, 최저범위인 1,441만㎢보다 36만㎢ 높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국토 약 8배보다 큰 얼음 면적을 놓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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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데이터를 산출한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마크제레즈(Mark Serreze) 교수는 "북극 해빙 범위가 10년에 평균 13.1%씩 감소하고 있다"며 "베링해와 스발바르, 래브라도 해안의 해빙 범위는 계속해서 평균치를 밑돌고 있다"고 우려했다.

2021년 3월 21일 기준 북극 해빙 범위 지수 데이터. 주황색 선은 1981년부터 2010년까지의 평균 범위를 나타낸다 (사진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 'NSIDC')/뉴스펭귄

전문가들에 의하면 전세계 얼음 손실 속도 향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94년과 2017년 사이 지구 얼음 손실이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했다.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 산악 빙하, 남극 빙붕, 북극 및 남극 해빙의 빙하 범위와 부피를 조사한 결과 지구는 지난 30년 동안 약 7조6000억 톤의 해빙을 손실했다.

극지관측센터 연구원 로렌스(Lawrence)는 "지구의 얼음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해 미묘한 균형이 깨지면 녹는 것을 악화시키는 다양한 작용이 시작된다"며 "차가운 극지온도를 유지하며 태양 복사열을 대기 중으로 반사시키는 해빙이 사라지면서 바다가 열을 그대로 흡수해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를 야기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을 바탕으로 북극해에서 가장 오래되고 두꺼운 얼음조차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고 알려졌다. 캐나다 엘레스미어 섬과 그린란드 사이에 위치한 네어스 해협의 해빙이다.

이 곳은 북극의 두꺼운 해빙이 가장 길게 남아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영역이다. 1월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해당 영역의 얼음 평균 지속시간이 매년 약 일주일 씩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북극해의 많은 빙하 및 해빙 지역이 사라질 위험에 처하면서 이곳을 서식지로 삼는 동물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북극곰이 물개를 사냥하는데 필요한 해빙이 줄어들면서 이들이 살아남을 가능성도 함께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극곰보호단체 '북극곰 인터내셔널(Polar Bears International)'은 APF에 "현재 추세에 따르면 북극곰이 북극의 빠른 변화 속도에 의해 80년 이내 멸종될 것"이라며 "북극은 지구 전체보다 두 배나 빠른 가열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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