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녹으면 지구가 느리게 돈다

  • 유호연 인턴기자
  • 2024.03.29 14:04
2023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공모전 우승작 '얼음 침대'. (사진 Nima Sarikhani - 런던자연사박물관)/뉴스펭귄
2023 올해의 야생동물 사진공모전 우승작 '얼음 침대'. (사진 Nima Sarikhani - 런던자연사박물관)/뉴스펭귄

[뉴스펭귄 유호연 인턴기자] 지구가열화가 지구 자전 속도를 늦추면서 국제 표준시에서 1초를 빼는 것을 3년 미뤘다.

미국 샌디에이고캘리포니아대학교 덩컨 애그뉴 연구원은 빨라지는 지구 자전으로 협정세계시(UTC)에서 1초를 빼야 했으나 극지방 얼음 녹는 속도의 증가가 자전을 느려지게 하며 제거를 3년 늦췄다는 연구결과를 27일(현지시간) 영국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협정세계시에서 더하거나 빼는 1초를 '윤초'라고 한다. 협정세계시의 기준은 세슘 원자시계인데 이 시계와 실제 지구의 자전 속도에 미세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기 위한 윤초가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윤초는 27번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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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히말라야 산맥 북쪽 하늘. 지구 자전으로 돌고있는 별들의 경로가 보인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네팔 히말라야 산맥 북쪽 하늘. 지구 자전으로 돌고있는 별들의 경로가 보인다. (사진 wikipedia)/뉴스펭귄

한편 지구의 자전속도는 1972년 이후 빨라지고 있다. 액체 상태인 지구 외핵에서 만들어진 전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 이는 윤초가 점점 드물게 추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윤초 추가가 시작된 1972년부터 10년 동안은 총 10초 추가됐으나, 최근 10년(2014년~2023년) 사이엔 총 2초 만 추가됐다.

이렇게 지구가 빨라지는 추세로 오히려 1초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 고려되고 있었다. 하지만 지구가열화가 자전속도를 느려지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며 이 제거를 3년 늦췄다는 분석이다.

1990년대부터 그린란드와 남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녹은 물이 적도 쪽으로 옮겨졌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회전할 때 팔과 다리를 몸에서 멀리 떨어뜨리면 속도가 느려지고 몸을 웅크리면 다시 빨라지는 것처럼, 물의 질량이 자전축에서 멀어지면서 자전 속도를 늦추는 것.

덩컨 애그뉴는 2026년에 필요하다고 예상됐던 윤초 제거가 지구가열화로 2029년까지 미뤄졌다고 설명한다. 그는 오랫동안 기후위기에 관심을 가져왔다며 "이 연구는 기후위기가 얼마나 큰일인지에 대해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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