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150억' 함평 황금박쥐상…새 보금자리로

  • 남주원 기자
  • 2024.03.19 16:56
함평 대표 조형물 '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함평 대표 조형물 '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몸값 150억원짜리 함평 ‘황금박쥐상’이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간다.

전남 함평군은 19일 “황금박쥐상이 기존 화양근린공원에서 500m 떨어진 엑스포공원 내 함평문화유물전시관으로 이전한다"며 "제26회 나비대축제 개장에 맞춰 다음달 26일 대중에게 공개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매년 봄·가을 축제시즌에만 한시적으로 공개돼왔던 황금박쥐상을 앞으로는 매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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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황금박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452호다. 공식 명칭은 '붉은박쥐'다. 몸 전체가 선명한 오렌지색을 띠어 흔히 황금박쥐로 불린다. 

이 박쥐는 1942년 이후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1999년 함평군 고산봉 일대에서 최초 발견되면서 162마리가 집단 동면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한반도에 서식하는 황금박쥐 전체 개체수의 40%를 차지해 큰 이목을 끌었다.

멸종된 줄 알았던 황금박쥐가 떼지어 발견되자 함평군은 황금박쥐 보호와 인식 제고에 앞장서기 위해 순금 162㎏과 은 281㎏를 매입해 2008년 황금박쥐 조형물을 제작했다. 이른바 '황금박쥐상'으로 불리는 이 조형물은 높이 2.18m, 폭 1.5m다.

16년 전 황금박쥐상 제작에 들어간 금값만 약 27억원으로 알려졌다. 최근 금값이 5배가 넘는 150억원에 육박하면서 '억소리 나는' 시세차익으로 한번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간 황금박쥐상이 축제시즌에만 공개된 이유는 화양근린공원 내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 있을 당시 절도 사건이 발생하는 등 보안상 문제 때문이다.

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황금박쥐상. (사진 함평군청 제공)/뉴스펭귄

황금박쥐상이 새로 이전하는 함평문화유물전시관은 엑스포공원 내 지상 2층 규모다. 이 조형물은 전시관 1층 입구 29평 공간에 자리하게 된다. 입구는 박쥐가 실제 서식하는 동굴을 형상화했으며 보안도 한층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함평군에 따르면 전시관에는 일제강점기 고산봉자락 폐광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된 스토리를 비롯해 박쥐 분류와 생김새, 초음파에 첨단기술을 곁들여 황금박쥐 생태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또 동양에서 '행운의 동물'로 여겨진 황금박쥐의 상징적 의미를 널리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박쥐를 터치하면 복(福)과 관련된 전통 생활용품과 함께 합격·부귀·다산·장수 등 복의 키워드를 관람객 손 위에 조명으로 비추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선보인다.

군은 "함평문화유물전시관으로 황금박쥐상을 이전하면서 축제시즌 외에도 상시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며 "친환경 생태고장 함평을 방문해 황금박쥐의 숨결을 오롯이 느껴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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