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비행기 꼬리에 동물 새겨넣은 이 항공사

  • 이수연 기자
  • 2024.02.04 00:05
미국 멸종위기종법에 2021년 등재된 붉은여우 '네바다'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홈페이지)/뉴스펭귄
미국 멸종위기종법에 2021년 등재된 붉은여우 '네바다'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바다거북 '셀리', 북극곰 '블랑코', 코키개구리 '보리', 검은발족제비 '윌링턴', 백상아리 '초퍼'...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속하는 이 멸종위기 동물들을 자사 비행기 꼬리에 그려 넣은 항공사가 눈길을 끈다.

미국 저비용 항공사 프론티어항공(Frontier Airlines)은 1994년부터 비행기 꼬리에 동물을 그려 넣기 시작했다. 처음 동물 얼굴을 새긴 이유는 여러 항공사 사이에서 돋보이기 위한 일종의 브랜딩 전략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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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략은 성공해 프론티어항공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에는 멸종위기종 위주로 새기면서 고객들의 인식을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2014년 프론티어항공이 풀서비스 항공사(FSC)에서 저비용 항공사(LCC)로 전환하면서 많은 요소가 달라졌으나 비행기 꼬리에 동물을 그려 넣는 캠페인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운행 중인 항공기 135대에 전부 다른 동물이 그려져 있으며 그중 53대는 멸종위기종 얼굴이 그려져 있다. 이 항공사는 새로운 동물을 추가하기 전에 여러 후보를 올리고 공개 투표를 진행한다. 또 새롭게 추가된 동물을 소개할 때마다 이름을 지어주는 등 친근감을 한층 높인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북극곰 '블랑코'와 바다거북 '쉘리'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국제적 멸종위기종 북극곰 '블랑코'와 바다거북 '쉘리'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미국 멸종위기종법 등재를 검토 중인 피그미토끼 '세이지'가 새겨진 항공기 도안. (사진 Frontier Airlines 홈페이지)/뉴스펭귄
미국 멸종위기종법 등재를 검토 중인 피그미토끼 '세이지'가 새겨진 항공기 도안. (사진 Frontier Airlines 홈페이지)/뉴스펭귄

최근에는 피그미토끼 '세이지', 대머리독수리 '프레드릭' 등 특히 미국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이 추가됐다.

한편 멸종위기종 얼굴을 새겨 넣는 캠페인에도, 항공기는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운송수단이다. 항공업계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세계 배출량의 2~3%를 차지한다.

이에 프론티어항공은 스스로 '미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항공사'라고 홍보하며 여러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항공기가 무거울수록 연료를 더 많이 사용한다는 점에서 2021년부터 가벼운 '레카로 좌석'으로 바꿔 무게를 30% 줄였다. 또 탑승권은 모바일로 대체했고 타사 대비 연료 효율이 43% 높은 '기어드 터보 팬(GTF)' 엔진을 도입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범고래 '오지'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국제적 멸종위기종 범고래 '오지'가 새겨진 항공기. (사진 Frontier Airlines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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