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책임' 돈으로 따져보니...한국 517조, 포스코 64조

  • 이수연 기자
  • 2023.12.12 15:17
강원 삼척의 석탄발전소. (사진 삼척블루파워)/뉴스펭귄
강원 삼척의 석탄발전소. (사진 삼척블루파워)/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을 돈으로 환산했을 때 한국 정부는 517조원, 포스코는 64조원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기후환경단체 기후솔루션(SFOC·대표 김주진)은 화석연료를 사용해 이윤을 벌어들인 기업과 이를 용인한 정부의 책임을 계산한 보고서를 12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정부의 책임은 517조7704억원이다. 2020년 국가 예산보다 많은 금액이다. 단일 기업으로는 포스코가 64조1882억원으로 책임이 가장 컸다. 뒤이어 2위부터 6위는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들이 차지했으며, 이를 합치면 174조950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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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산은 이탈리아 밀라노 비코카대학교의 정치지리학과 교수인 마르코 그라소(Marco Grasso) 등이 개발한 방법론을 따랐다. 이들은 기후위기 책임이 화석연료를 생산한 기업과 사용한 기업, 이 구조를 뒷받침한 정부 등 3개 그룹에 동등하게 있다고 가정했다. 2050년까지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손실액을 70억달러로 추정하고, 3개 그룹이 각각 23조 달러씩 책임을 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라소 교수는 리처드 히드(Richard Heede) 박사와 공동으로 지난 5월 환경학술지 'One Earth'에 ‘대가를 치를 때: 기후피해에 대한 화석연료 기업의 배상(Time to pay the piper: Fossil fuel companies' reparations for climate damages)’이라는 논문을 내고, 지구가열화를 초래한 기업들이 보상할 금액을 계산했다. 그라소 교수는 주로 화석연료 산업에 기후책임을 묻는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지금까지 관련 논문 13편을 냈다. 

기후솔루션은 이번 보고서에서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한국 정부와 기업의 배출량을 계산해 보상액을 계산했다. 한 국가가 전체 국가의 온실가스 배출량 중 10%를 배출했다면 23조달러 중 2.3조달러를 보상해야 한다는 식이다.

지난 30년간 한국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체 국가 배출량의 1.7% 수준으로, 세계 9위를 차지했다. 이를 환산하면 한국은 517조7704억원의 '기후 부채'를 진다.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국내 대기업 온실가스 배출량 기여도와 부채액. (그래픽 이수연 기자)/뉴스펭귄

국내 기업 중 지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포스코는 전세계 기업 배출량의 0.21%를 차지해 총 64조1882억원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등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이 연이어 배출량 2~6위를 달성했으며, 합쳐서 0.56%의 배출책임이 있다. 금액으로는 총 174조9504억원이다.

뒤이어 현대제철, 포스코에너지, 에쓰오일, GS칼텍스, 쌍용양회공업, LG화학, SK에너지, 현대그린파워가 순위에 올랐다. 발전5사를 포함, 분석대상이 된 15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 비중은 1.01%에 달한다. 이들 기업의 기후책임을 환산하면 312조원이다.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자 유엔 기후변화특사였던 메리 로빈슨(Mary Robinson)은 "손실과 피해 해결은 취약한 지역사회에 기후위기가 초래한 파괴를 바로잡는 데 중요하다"며 "이 보고서는 손실과 피해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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