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 던진 담배꽁초, 연간 '34조원' 손실 유발

  • 남예진 기자
  • 2023.12.04 15:12
담배꽁초.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담배꽁초.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흡연자들이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경제적 피해를 낳고 있다.

글로벌 담배 규제 거버넌스 센터(GGTC)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영국 의학저널(BMJ) 토바코 컨트롤(Tobacco Control) 11월호에 최근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담배 6조개가 생산되는 가운데 이 중 4조5000억개는 무단투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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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버려진 담배꽁초는 토양과 강, 해양에 중금속과 화학물질을 방출할 뿐 아니라, 꽁초 속 셀룰로오스 아세테이트(cellulose acetate)등 플라스틱 필터를 통해 미세 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한다.

담배꽁초는 육상기인 폐기물 중 4위에 달한다. (사진 환경재단)/뉴스펭귄
담배꽁초는 육상기인 폐기물 중 4위에 달한다. (사진 환경재단)/뉴스펭귄

환경재단 조사에서도 육상기원 해양쓰레기 2만5651개 중 담배꽁초가 2368개로 4위를 차지하며, 국내 역시 꽁초 무단투기로 인한 환경오염이 심각함을 엿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담배꽁초가 야기하는 문제를 두고 전세계적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함께 담배꽁초 속 플라스틱에 대한 제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보지만, 담배꽁초 문제는 여전히 소외되는 상황이다.

이에 연구진은 세계은행(W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자연기금(WWF), 담배 아틀라스(The Tobacco Atlas) 등의 자료를 토대로 담배로 인한 플라스틱 오염 피해 금액을 추산해냈다.

연구진은 버려진 꽁초 속 담배 필터와 담뱃갑 포장 비닐의 무게를 각각 3.4g, 19g으로 산정했다. 이후 WWF에서 플라스틱 폐기물 1톤당 30만6405달러의 피해액이 발생한다는 추정치를 통해 담배꽁초로 인한 연간 피해액과 10년치 피해액을 계산했다.

그 결과,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인해 연간 260억달러(33조8988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07억달러(약 26조9866억원)가 생태계 훼손 비용, 50억달러(6조5190억원)가 폐기물 관리 비용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 저자인 데보라 케이시 연구원은 "화재, 질병, 인구수 감소 등 담배로 인한 손실액이 연간 1조4000억달러(1825조8800억원)에 달한다는 점과 비교했을 때, 담배꽁초 무단투기로 인한 피해 비용이 적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담배꽁초로 인한 환경피해는 누적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피해가 누적될 수 있는 담배의 중금속과 화학물질에 의한 피해액은 고려되지 않은 만큼 보수적인 수치라고 밝혔다.

케이시는 "이번 연구를 통해 담배꽁초 폐기물 문제에 대한 재정적 근거를 제공함으로써 업계에 책임을 묻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유럽연합에서는 오염의 주체이자 생산자인 담배회사에 일차적인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담배 제조사가 담배 한 갑당 24.4원을 '폐기물 부담금'으로 납부 중이지만, 온전히 담배꽁초 문제해결에 사용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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