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수산물 공급 줄여 '영양결핍' 초래한다

  • 남예진 기자
  • 2023.11.02 16:58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기후위기로 인해 영양결핍에 시달릴 수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기후위기로 인해 영양결핍에 시달릴 수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의 영양소 섭취량이 기후위기로 인해 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 등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많은 이들이 즐겨 먹는 수산물은 육류와 유제품이 비싼 지역에선 중요한 영양분 공급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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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기후위기의 여파로 생물들이 서식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한 탓에 해양 생물의 서식지가 변화하고, 어업 생산성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주 저자인 윌리엄 청 박사는 "어업 생산량 감소는 수산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과 남반구 주민들에게 큰 타격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연구진은 파리기후협약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수산물로부터 공급받는 칼슘, 철분, 단백질, 오메가-3 등에 대한 섭취량이 얼마나 변할지 조사했다.

기후예측모델을 통해 온실가스 저배출 시나리오와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영양분 가용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두 시나리오 모두 영양소 4종에 대한 가용성이 감소했다.

우선 온실가스 감축 시 2050년에는 2000년 대비 영양분 가용성이 5~10% 감소하며, 고배출 시나리오에선 8~15%까지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칼슘과 철에 대한 가용성은 각각 41%, 37%까지 줄어들며, 오메가-3는 31%, 단백질은 25%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원인 중 하나로 '원양어업' 축소를 지목했다.

연구 저자인 크리스티나 힉스 교수는 "멸치, 정어리, 고등어 등과 같은 중·소형 원양 어류는 칼슘이 풍부해 유당불내증 환자나 육류,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이 비싼 지역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영양분을 공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열대지역의 개발도상국에서 생선은 사람들에게 부족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식재료이기 때문에 더 많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구진은 온실가스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영양소 4종에 대한 가용성은 전세계적으로 4~7%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인도네시아, 솔로몬 제도, 시에라리온 등 열대 수역과 인접한 개발도상국의 영양분 가용성은 전세계 평균치보다 2~3배 더 감소한 30%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단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산업화 대비 평균 기온 상승이 1.5~2℃로 제한된다면 개발도상국의 영양분 가용성 감소치는 10%에 그친다.

양식업장.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양식업장.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일각에선 양식업의 발달로 원양어업 축소가 문제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구진은 양식업이 기후위기로 인한 영양분 가용성 손실을 보충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특히 고배출 시나리오에서 2050년까지 수산물 양식을 통한 영양분 가용성 증가는 2100년 사그라들 것으로 예상했다.

공동 저자인 무함마드 오이놀라 박사는 "기후위기는 수산물 양식도 위협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영양결핍 현상을 유발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양식업을 영양분 가용성 감소의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청 박사는 "향후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의 식량안보를 고려해 수산물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식량안보에 대한 개입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지구가열화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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