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모범생' 공기업 비결, 환경(E)과 지역(S)을 잇다

  • 이수연 기자
  • 2023.10.22 00:05
강릉 옥계면 대형산불 피해지역에 묘목 심는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임직원들. (사진 GKL)/뉴스펭귄
강릉 옥계면 대형산불 피해지역에 묘목 심는 GKL(그랜드코리아레저) 임직원들. (사진 GKL)/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업이 경제적 기여만큼 사회적 기여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자 ESG 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일컫는 ESG에서 E(Environmental)는 환경을, S(Social)는 사회, G(Governance)는 지배구조를 말한다. 그중 E(환경)와 S(사회)를 합친 독특한 형태의 ESG 활동을 전개하는 기업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은 사업장이 있는 지역사회에서 환경문제를 풀어내며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한다. 

 

ESG 정보 스스로 공개하는 기업?
환경과 지역사회 결합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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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L은 자사 ESG 정보를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몇 없는 기업 중 하나다. 그중 지난해는 ESG의 E(환경)와 S(사회)를 연결해 지역사회에서 펼친 환경정화활동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서울 청계천과 탄천, 부산 남포동 관광거리에서 매월 2시간씩 20회 이상 플로깅을 실시하는 등 환경정화활동을 시행하며 사업장 지역 내 환경보호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힘을 보탰다. 탄천 환경정화활동을 이어오던 지난해 3월에는 강남구청에서 관내 환경활동 우수기업 감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해 7월에는 여름철 기후재난에 취약한 이들을 위해 '폭염 대비 키트'를 제공했다. 아이스팩을 재활용한 얼음주머니, 생수, 부채 등을 담아 청구동 주민센터를 통해 지역 취약층 250가구에 전달했다.

폭염 대비 키트를 전달하는 GKL 임직원. (사진 GKL 2022년 사회공헌백서)/뉴스펭귄
폭염 대비 키트를 전달하는 GKL 임직원. (사진 GKL 2022년 사회공헌백서)/뉴스펭귄

이제는 기후재난이 된 대형산불 피해지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3월에는 울진경북 산불 피해복구 성금 3000만원을 기탁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대형산불로 주택 4채가 사라지고 60헥타르 규모의 숲이 불에 탄 강릉 옥계면을 방문해 '산불 피해지역 살리기 REBORN'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임직원은 검게 그을린 잡목을 제거하고 영산홍 등 묘목 1055그루를 심었다. 

 

업사이클링, 리사이클링…
순환경제도 앞장서

기후위기 시대에 순환경제에도 동참하는 GKL은 3개 카지노 사업장에서 쓰고 남은 커피찌꺼기를 퇴비로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시도했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커피찌꺼기 1100㎏을 용산구청 재활용쓰레기 집하장으로 전달하면 이를 퇴비로 재활용해 인근 농가에 보급하는 방식이다. 탄소 371㎏를 줄이는 효과와 맞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 찌거기 업사이클링을 시도한 GKL 임직원. (사진 GKL)/뉴스펭귄
커피 찌거기 업사이클링을 시도한 GKL 임직원. (사진 GKL)/뉴스펭귄

임직원 56명이 폐플라스틱 뚜껑 7965개를 모아 기념품을 만들고 기부하는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캠페인도 진행했다. GKL 꿈희망봉사단과 GKL 온라인시민참여혁신단(EYES)이 함께 참여해 사업장과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뚜껑을 모아 치약 튜브짜개, 칫솔꽂이 등 기념품으로 만들었다. 기념품은 ESG 실천 협력학교와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단독주택 무색·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됐던 2021년 12월에는 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 'Green Korea Life'을 진행해 자원순환에도 앞장섰다. 강남구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미리 나눠준 봉투에 무색·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고 인증하는 이 캠페인에는 임직원 454명이 참여했다. 물과 음료를 담았던 투명한 페트병은 의류, 화장품 용기 등 재사용 가치가 높아 따로 모아 배출하고, 그 밖의 플라스틱 용기는 '일반 플라스틱'으로 분리배출해야 한다.

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 'Green Korea Life'에 참여한 GKL 임직원. (사진 GKL 2021년 사회공헌백서)/뉴스펭귄
페트병 분리배출 캠페인 'Green Korea Life'에 참여한 GKL 임직원. (사진 GKL 2021년 사회공헌백서)/뉴스펭귄

당시 캠페인에 참여했던 강북힐튼점 전자게임운영팀 기호찬 대리는 "요즘 기후위기와 탄소배출 관련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 조금이나마 환경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페트병 비닐 라벨을 제거하고 분리배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동시에 플라스틱과 비닐 대신 텀블러를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GKL은 순환의 중요성을 임직원뿐 아니라 시민과 공유하기 위해 옥상텃밭 조성 봉사활동에도 나섰다. 2021년 5월 서울 강서구 한부모 공동생활가정 시설 옥상에 텃밭을 조성해 공동생활가정 구성원 11명에게 도심 속 자급자족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부산 진구 개금2동 행복마을회관 옥상에도 텃밭을 조성했다. 옥상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는 지역 친환경 공동체가 밑반찬으로 만들어 지역 독거노인 및 장애인 등 취약층 20가구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한부모 공동생활가정 시설 옥상에 텃밭을 새로 조성하는 GKL 임직원들. (사진 GKL)/뉴스펭귄
한부모 공동생활가정 시설 옥상에 텃밭을 새로 조성하는 GKL 임직원들. (사진 GKL)/뉴스펭귄

 

1년 만에 ESG 등급 B+에서 A로
비결은 임직원 '의지'

지하철 7호선 청담역에는 친환경을 향한 GKL의 진심이 엿보이는 작품이 있다. 강남구청, 강남구자원봉사센터와 협업해 '환경'을 주제로 한 타일벽화를 장식했다. 각 타일 조각은 임직원이 직접 채색했다.

지하철 7호선 청담역 벽에 설치한 환경 인식개선 타일벽화. (사진 GKL)/뉴스펭귄
지하철 7호선 청담역 벽에 설치한 환경 인식개선 타일벽화. (사진 GKL)/뉴스펭귄

또 GKL은 임직원 탄소중립 생활 실천형 어플 GKL엣지를 개발해 친환경 생활에 대한 동기부여를 이끌었다. 일상에서 실천하는 친환경 활동을 수행해 획득한 포인트는 임직원이 원하는 곳에 기부할 수 있다. 도입 이후 임직원의 실천으로 감축한 탄소배출량은 총 14만3802㎏CO2이다.

이외에도 걷기를 통한 임직원의 건강증진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워킹챌린지 캠페인을 진행했고, 4주간 437명이 누적 3340만보를 걸어 탄소 3275㎏을 감축하는 효과를 거뒀다.

임직원의 친환경을 향한 의지는 지속적인 녹색제품 구매로도 이어졌다. GKL은 지난해 공공녹색구매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특히 전체 공기업 중 공공녹색구매 1위를 기록하는 등 구매실적과 구매액이 연속으로 증가해 지난해 9월 환경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같은 노력으로 2021년 ESG 평가에서 B+ 등급을 받았던 GKL은 1년 만에 A등급을 달성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한국경영인증원의 환경경영 국제표준 ISO14001 인증을 받았다. ESG 자율 공시는 물론 성적도 좋은 'ESG 모범생'인 셈.

이윤아 ESG경영팀 과장은 "일부 직원만 참여하기보다 다같이 동참해야 의미도 커지기 때문에 마일리지 등으로 모든 직원에게 사회공헌활동을 독려한다"며 "기존 사회공헌활동은 취약계층 지원이나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 분야에 주력했다면 최근 ESG가 중요해지면서 환경 분야 사업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윤아 과장은 "제조업처럼 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많은 기업과 달리 우리는 서비스업이지만 이제는 회사가 지속가능하려면 ESG 자체가 필수인 시대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환경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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