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나눔옷장 왜 후원했냐면…" GKL 김영산 사장

  • 남주원 기자
  • 2023.10.21 18:00
GKL 김영산 사장.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GKL 김영산 사장.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21일 나눔옷장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나눔옷장은 옷장 속 잠들어 있는 의류를 기부 및 교환하는 캠페인이다. 뉴스펭귄은 의류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문제와 자원순환의 가치를 공유하기 위해 나눔옷장을 기획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기업인 GKL(그랜드코리아레저)는 뉴스펭귄과 나눔옷장을 공동기획하며 행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전 과정을 함께했다. GKL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Seven Luck)'을 운영하는 공기업이자 코스피 상장 주식회사다.

'카지노 기업이 환경이랑 무슨 관계'냐고 궁금해할 수 있다. 이에 뉴스펭귄은 삼성동 사옥에서 GKL 김영산 사장을 직접 만나 물었다. 매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취임 이래 행복했던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역으로 사회공헌활동에 힘을 쏟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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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나눔옷장 행사 전날인 20일, 김영산 사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나눔옷장 행사 당일. 오픈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종일 나눔옷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나눔옷장 행사 당일. 오픈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종일 나눔옷장을 찾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Q. 나눔옷장을 왜 후원하기로 결심했나.

A. "우리 회사는 올해를 ESG경영 추진의 원년으로 삼고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ESG활동을 전개하려는 목표 아래 여러 사업들을 검토했다. 우리 회사는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모두 근무복을 착용하는데, 2년마다 한 번씩 유니폼을 교체한다. 교체 시마다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유니폼들이 엄청나게 많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동안 GKL 자체적으로 그러한 유니폼들을 수거해 기부해 오긴 했지만 쓰여지는 곳이 별로 없었다.

이번 나눔옷장 사업을 통해 보다 차원 높은 기부활동과 더불어 환경보전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버려진 옷들이 페트병보다 더 심각한 환경오염 주범이라는데, 나눔옷장을 통해 많은 옷들이 재활용됐으면 한다. 앞으로도 이처럼 우리 기업의 특성을 잘 반영한 ESG활동을 꾸준히 추진해 GKL의 지속가능한 사회공헌사업 모델로 정착시키고자 한다."

Q. GKL은 기후재난 지원, 환경교육, 폐플라스틱 리사이클링, 워킹챌린지, 화단조성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다. 그중 임직원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던 활동은 무엇인가. 

A. "최근 지구가열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면서 임직원들도 환경과 관련된 사회공헌활동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참여도 역시 높다. 올해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반려화분 키움'이라는 활동을 진행했다. 임직원이 내 손으로 직접 정성껏 키운 화분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환경보전의 의미까지 고취시킬 수 있는 활동이어서 특히 인기가 좋았다."

GKL 유니폼을 업사이클링 리폼해 만든 멸종위기 동물 키링. 나눔옷장을 방문한 시민 중 200명에게 증정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GKL 유니폼을 업사이클링 리폼해 만든 멸종위기 동물 키링. 나눔옷장을 방문한 시민 중 200명에게 증정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Q. 올해 5월부터 용산구청과 협업해 커피찌꺼기 업사이클링 사업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얼마만큼의 탄소감축(환경보호) 효과를 얻었나.

A. "올해 5월부터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커피찌꺼기를 임직원 자원봉사자가 월 1회 수거해 재활용하는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수거된 커피박은 퇴비로 재활용돼 인근 농가로 전달된다. 9월까지 커피찌꺼기 1100㎏을 재활용해 탄소 371㎏를 감축하는 효과를 얻었다."

Q. 국내 최초 친환경 카지노를 조성하기 위해 디지털전환 카지노사업장을 구현 중이다.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이나 고객 불만은 없었나.

A. "카지노 출입에서부터 환전, 게임 및 이벤트 참여, 콤프 사용까지 전 과정이 '세븐럭 플러스'라는 스마트 플랫폼을 가입해야 가능하다. 일부 고객들이 플랫폼 가입 절차를 귀찮아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적극적으로 응해주셨다. 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됨에 따라 굉장히 만족해했다. 무엇보다 이 플랫폼을 사용함으로써 환경문제 해결에도 일조할 수 있다고 설명드리니 다들 흡족해했다."

GKL은 카지노 사업장 내 디지털전환을 통해 종이 및 플라스틱 폐기물, 에너지 발생량을 감축하고 있다. 정확한 감축 데이터를 취합해 추후 자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상세히 발표할 계획이다. 

GKL 김영산 사장.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GKL 김영산 사장.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Q. 카지노를 운영하는 공기업의 수장으로서 겪는 고민이 클 것 같다.

A. "카지노는 사양산업인 데다가 사회적으로 인식이 좋지 않다. GKL의 세븐럭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라 강원랜드, 한국마사회 등과 다르게 외국인을 대상으로 외화벌이를 한다. 흔히들 생각하듯, 손님들 중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은 전혀 없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성공해 시간과 돈에 여유 있는 손님이 많다.

다른 공기업은 에너지 또는 SOC(사회간접자본) 공기업이지만 우리는 관광산업을 하는 서비스 공기업이다. GKL에 취임한지 2년이 됐는데, 적자일 때 왔다. 공기업과 코스피 상장 주식회사라는 2가지 위상이 있지만 힘이 들었다. 최근 3년 동안 계속 적자가 났다. 하지만 그만큼 역으로 사회공헌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행히 올해부터 흑자에 들어서 사회공헌에 더욱 힘쓸 수 있게 됐다.

또 새로운 업체가 문을 열며 갈수록 경쟁도 치열하다. 회사가 어떻게 중장기적으로 외부환경을 뚫고 잘 자립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GKL 미팅룸.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GKL 미팅룸. (사진 남예진 기자)/뉴스펭귄

Q. GKL의 ESG경영팀은 주로 어떤 일을 하나.

A. "회사 중장기 ESG경영 전략과 연간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ESG위원회 및 ESG경영위원회 등 관련 조직을 운영·관리한다. ESG공시를 강화하고 평가 등에 대응하고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발간한다. 아울러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관련 기관을 지원한다. 그외에도 여러 업무를 맡고 있다. 당사의 공익사업과 사회공헌활동은 물론이고 사내 벤처가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 적극 지원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장애인 펜싱단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일도 맡고 있다."

Q. 회사에 '에너지 지킴이'가 있는 것으로 안다. 에너지 지킴이는 무슨 일을 하나.

A. "에너지 지킴이는 GKL의 환경경영 업무를 수행하는 실무협의체다. 환경과 연관된 업무를 하는 실무자들로 구성돼 있다. 사옥과 영업장 시설의 배출 관리를 통한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스 저감 사업, 폐기물 감축을 통한 재활용 사업, ESG 관련 환경보전 캠페인 등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GKL 임직원은 뉴스펭귄과 나눔옷장을 공동기획하며 행사의 전 과정을 함께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Q. 임직원 친환경·탄소중립 생활 실천형 어플 'GKL엣지'를 개발했다.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 잘 활용되고 있나.

A. "모든 임직원이 일상 속에서 쉽고 재미있게 ESG를 실천하도록 지난해 7월 ESG실천 어플 'GKL 엣지'를 처음 도입했다. 건강 걷기, 계단 이용, 텀블러 사용, 잔반 제로 등 ESG 관련 실천 항목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임직원들의 환경보전 및 사회적 책임 의식을 고취시켰다. 도입 이후 현재까지 임직원들의 실천으로 감축된 탄소배출량은 총 143,802㎏CO2이다. 이를 사회적가치로 환산하면 총 1억2856만2000원의 효과다. 환경보전을 위해 걷기를 장려하는 '워킹챌린지'를 비롯해 GKL 엣지를 활용한 ESG캠페인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실제로 많은 직원들이 어플을 생활화해 꾸준히 사용 중이다."

김영산 사장은 얼마 전 100대 명산 등반하기 목표를 달성했다. 앞으로 세계 10대 트레일이 목표인 만큼 '걷기'를 좋아한다. 은퇴하면 더 늙기 전에 네팔, 부탄, 파키스탄 같은 나라들의 설산을 다니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지하철이 제일 좋아요. 택시 대신 지하철 타고 가요" 인터뷰를 마치고 급히 다음 행선지로 떠날 채비를 하는 기자에게도 대중교통 이용을 추천했다. 일상 속에서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면모가 자연스레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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