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턱끈펭귄, 남극 생태계 혼란 키워

  • 남예진 기자
  • 2023.04.15 00:15
턱끈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턱끈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남극해서 턱끈펭귄의 수가 줄어들자 식물성 플랑크톤의 양분이자 탄소를 격리하는 '철분'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페인 안달루시아 해양학 연구소(ICMAN)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1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남극해에는 다른 해역에 비해 질소, 인 등 영양물질은 풍부하지만, 철분 함량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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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해에서 이뤄지는 철분 순환을 도식화한 자료. 펭귄과 고래의 배설물에 포함된 철분을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고, 이를 섭취한 크릴이 다시 고래와 펭귄에게 소비되면서 철분이 순환하게 된다. (사진 The contribution of penguin guano to the Southern Ocean iron pool)/뉴스펭귄
남극해에서 이뤄지는 철분 순환을 도식화한 자료. 펭귄과 고래의 배설물에 포함된 철분을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이 성장하고, 이를 섭취한 크릴이 다시 고래와 펭귄에게 소비되면서 철분이 순환하게 된다. (사진 The contribution of penguin guano to the Southern Ocean iron pool)/뉴스펭귄

부족한 철분은 수염고래와 바닷새 등의 배설물을 통해 공급되며, 철분을 통해 식물성 플랑크톤이 풍부해지면서 고래와 새들의 먹잇감인 크릴도 증가하게 된다.

즉 남극해 먹이사슬이 적절하게 유지될수록 철 순환도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이다.

크릴을 주식으로 삼는 수염고래의 개체수가 감소하면 철 순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수차례 증명됐지만, 대형 바닷새인 '펭귄'이 철 순환에 미치는 영향은 밝혀진 바가 적다.

이에 연구진은 "펭귄 중에서도 크릴을 주식으로 삼는 턱끈펭귄이 철 순환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드론 촬영과 배설물 수집 등을 통해 턱끈펭귄의 철분 배출량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수염고래 배설물에는 1g당 평균 0.146㎎의 철분이 포함됐지만, 턱끈펭귄의 배설물에는 1g당 평균 3㎎의 철분이 포함돼 있었다.

턱끈펭귄의 개체수 분포를 통해 철분 배출량을 계산하면 연간 521t을 배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수염고래 철분 배출량의 절반 가까이 된다.

연구진은 "턱끈펭귄의 철분 배출량이 충분히 많은 것 같지만, 지난 40년간 기후위기로 턱끈펭귄의 개체수가 50% 이상 감소했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1980년대 배출한 양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턱끈펭귄 외에도 아델리펭귄 등 크릴을 주식으로 삼는 펭귄 종이 10종에 달하는 만큼, 펭귄들의 철 순환 영향력이 고래만큼이나 클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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