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젠투펭귄, 기후변화 최대 취약종"

  • 권오경 기자
  • 2019.01.29 09:00

분산능력이 새 서식지로 이동·유전적 다양성 확보에 기여

웨델바다표범과 젠투펭귄의 모습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펭귄은 기후변화 최전선에 서 있는 동물이다. 먹이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빙하도 녹아내려 서식지까지 사라지는 ‘기후 재앙’ 속에서 펭귄이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제학술지 ‘분자생태학’은 최근 펭귄의 생존 가능성이 '분산능력'에 의존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펭귄이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으면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떠나거나 다른 종과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혼종교배를 통해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는 일은 극적으로 변화는 상황에 대처하기에 적합하다.

연구팀은 유전자별 분산능력을 측정하고자 황제펭귄, 킹펭귄, 아델리펭귄, 턱끈펭귄, 젠투펭귄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유전자가 다른 많은 종의 것과 적당히 혼합된 펭귄은 번식도 잘하고 이동능력도 우수했다. 턱끈펭귄은 서식지로부터 3900km 떨어진 거리까지 헤엄쳐갈 수 있었고, 킹펭귄은 5600km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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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유전자가 단일하면 다른 펭귄과 어울리기보다 혼자 지내는 편이 많았고 이동능력도 떨어져 ‘집순이’로 머무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젠투펭귄은 해안가로부터 50km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이런 폐쇄적 생활방식이 유전적 혼합을 어렵게 하고 이들을 기후변화 취약종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현장 연구에 참여한 조나단 핸들리는 “황제펭귄, 킹펭귄, 아델리펭귄, 턱끈펭귄은 전부 좋은 이동능력을 가졌지만 젠투펭귄은 그렇지 않았다”면서 “펭귄은 종마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데 킹펭귄은 정말 왕처럼 위엄 있게 천천히 해변가를 걸어다니는 반면 젠투펭귄은 내성적 성격을 갖고 있어 상당히 조용하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원 중 한 명이 주변에서 헬기를 몰고 다닐 때 소름끼치는 울음을 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젬마 클루카스는 “이동능력과 유전적 분화는 펭귄을 보호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데 우선으로 고려돼야 할 요인”이라며 “갈라파고스에 있는 젠투펭귄은 그들만의 유전자를 갖고 있어 이들이 사라지게 되면 유전적 다양성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갈라파고스제도 자체를 젠투펭귄을 위한 고수준 보호구역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연구자인 제인 영거 박사는 “나머지 4종이 이동능력이 좋다고는 하나 불행히도 이들이 기후변화에 면역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황제펭귄은 해빙에서 번식을 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지구온난화에 취약할 뿐더러 모든 펭귄 종이 매일같이 먹이를 구하려 인간들의 어업과 경쟁한다. 이동 능력이 이들을 기후변화로부터 도망치는데 도움을 줄 순 있으나 이들을 보호하고 구해내는데는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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