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서재] 젊은 그대 잠 깨어오라

  • 성은숙 기자
  • 2022.08.10 14:01
(그래픽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뉴스펭귄 성은숙 기자] 지난 6월 13일, 62명의 영유아와 어린이들이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정부가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낮게 잡아 미래세대의 생명권·행복추구권 등이 침해되고 있다는 것. 이른바 '아기 기후 소송'이다. 이보다 앞서 2020년 3월에는 청소년 19명이, 그해 11월에는 중학생 2명이 헌법재판소에 기후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9월에는 청소년 기후 활동가 16명이 '유엔 아동 권리 협약'을 근거로 유엔에 항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협약에 서명한 아르헨티나, 브라질, 프랑스, 독일, 터키 등 5개국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아동의 생명권과 건강권 보호 의무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어른들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고 직접 행동에 나서는 미래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 깨끗한 지구에서 살 권리를 지키러 나선 청소년들을 위해 캐나다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민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과 청소년 교양서 전문작가 리베카 스테포프가 힘을 합쳤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School Strike for Climate)'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기후 변화 때문에 곤충 45% 멸종! 최근 50년 사이에 동물 60% 멸종!"
"목소리를 높여라! 해수면 상승은 싫다!"
"감히 우리 미래를 돈과 바꾸다니!"

지난 2019년 3월, 전 세계 청소년들이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벌인 기후 시위에 등장한 구호들이다. 이 시위에 참여한 세계 청소년들은 등교를 거부했다. 이 시위는 스웨덴 스톡홀름에 사는 청소년 그레타 툰베리의 나홀로 시위에서 확대됐다.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은 인간이 촉발한 기후위기로 기후가 붕괴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자랐다. 기후위기가 가장 약하고 힘없는 사람들부터 고통 속에 몰아넣는 불평등한 현실도 목도했다. 그리고 이젠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1.5도를 넘지 않도록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지금 청소년들이 적극적인 기후 행동에 나서는 건 숙명이 아닐 수 없다.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위기 상황 속에서 기후를 위한 시위에 나선 청소년들의 주장이 옳다고 말한다. 인류가 중대한 결정을 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는 운전대를 쥔 청소년들이 그 길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력한 의지, 강력한 힘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는 자신의 미래가 무너지는 걸 방관하지 않는 젊은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화석연료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외면하고 은폐한 글로벌 에너지사에 맞서 시위에 나선 학생들과 젊은 활동가들, 정부가 화석연료 기업의 활동이 '파국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걸 알면서도 그들을 막기는 커녕 도왔다며 책임을 묻는 소송을 시작한 청소년들이 대표적이다. 

미국 노스다코주 스탠딩 락 수 부족 보호구역 근처에 송유관 건설을 중단하라는 14만명의 청원서를 들고 30여명의 원주민들과 함께 노스다코주에서 워싱턴 D.C까지 2445km를 달린 엘리스 브라운 오터도 그 중 한 명이다.  브라운 오터는 "다음 시대에 어른이 되는 건 바로 우리"라면서 청소년들이 중요한 정책 의사 겨정에 더 많은 발언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오미 클라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변화를 요구하며 걷기 시작한 길이 결국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저항이 되어 놀라운 세상으로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

 

 

"미래를 바꾸자"

(사진 pexels)/뉴스펭귄
(사진 pexels)/뉴스펭귄

나오미 클라인은 어느 누구도 기후 변화의 영향에서 예외일 수 없다며,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결단'만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는 청소년들에게 몇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함께(또는 혼자)하는 운동의 힘, 강력한 운동만이 길이다.
-일단 뛰어들어 행동으로 풀어 가는 강력한 사회 운동이 필요하다. 작은 운동이 전 세계를 뒤덮는 대규모 운동으로 자라날 수 있다. 운동은 변화를 이루어 낸다. 

●자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중요하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작은 씨앗 같은 경험이 중요한 환경운동으로 성장하기도 한다.

●정치의 주체가 되자.
-나이가 들어 투표권을 얻게 되면 누가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하고, 누가 하지 않았는지 기억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늘 지켜봐야 한다.
  
●법을 이용하자.
-이미 진행되고 있는 기후 소송이나 사회 정의를 위한 소송을 지원하는 활동부터 청원 운동까지 대단히 강력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 도구'를 이용하자.

●지구를 살리는 기후 예술에 참여하자.
-창의적인 사고로 어려운 메시지를 쉽게, 널리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의사소통 방법을 찾아내자. 예술은 즐거움 뿐만 아니라 일깨움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나오미 클라인은 지금 우리 눈 앞에 '세상을 불태우는 기후변화', '기후위기로 끓어오르는 분노·두려움·적의' 그리고 '기후위기·기후 불평등을 막으려는 미래세대의 열망' 등 세 가지의 불이 타오르고 있다고 한다. 불은 연료를 보탤수록 더욱 커진다. 미래가 우리 손을 떠나기 전에 미래세대의 가슴 속 불이 더 큰 불이 될 수 있도록 우리도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픽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그래픽 성은숙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