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펭귄들의 생태와 삶을 매주 전합니다. 귀엽고 익숙한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진짜 펭귄 이야기, 뉴스펭귄만 들려드릴 수 있는 소식을 차곡차곡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쇠푸른펭귄은 키 약 25~30cm, 몸무게는 1kg 안팎에 불과해 전 세계 펭귄 가운데 가장 작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쇠푸른펭귄은 키 약 25~30cm, 몸무게는 1kg 안팎에 불과해 전 세계 펭귄 가운데 가장 작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도심과 바다가 맞닿은 해안에서 가장 작은 펭귄이 조용히 죽어가고 있다. 관광객들을 위한 해안 길, 도시의 밤은 펭귄에게 생과 사를 가르는 일상이 됐다.

뉴질랜드 남섬 오아마루에서 쇠푸른펭귄(코로라, Eudyptula minor)이 죽은 채 발견돼 최근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뉴질랜드 매체 Stuff는 7일(현지시각) 경찰과 보전부(DOC)가 펭귄 사망 경위를 수사 중이라며, 사고 당시 인근 도로에서 목격된 차량 제보와 CCTV 영상 확보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번 사건을 단일 사고로 보지 않고,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의 연장선으로 보고 있다.

쇠푸른펭귄은 키 약 25~30cm, 몸무게는 1kg 안팎에 불과해 전 세계 펭귄 가운데 가장 작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뉴질랜드와 남호주 해안에 주로 서식하며, 낮에는 바다에서 먹이를 사냥하고 해가 지면 둥지로 돌아온다. 다른 펭귄들과 달리 주거지와 가까운 해안가에 둥지를 짓는 습성이 있어 인간 생활권과 서식지가 겹친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는 ‘관심 필요종(LC)’으로 분류돼 있지만, 뉴질랜드에서는 개체 수가 줄어 별도 관리 중이다.

해마다 수십 마리의 펭귄이 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발생한다. (사진 Wikimedia Commons, fir0002flagstaffotos)/뉴스펭귄
해마다 수십 마리의 펭귄이 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발생한다. (사진 Wikimedia Commons, fir0002flagstaffotos)/뉴스펭귄

이렇듯 쇠푸른펭귄은 인간 활동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뉴질랜드 보전부(DOC)에 따르면, 해마다 수십 마리의 쇠푸른펭귄이 도로에서 차량에 치여 죽는 ‘로드킬’ 사고가 발생한다. 이들은 주로 야간에 둥지와 바다를 오가는데, 이때 해안 도로를 건너는 과정에서 사고가 잦다. 오아마루, 웰링턴, 더니든 등 펭귄 서식지와 도로가 인접한 지역에서는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포식자 공격도 위협 요인이다. 펭귄이 활동하는 밤 시간대에는 길 위에 사는 개나 고양이, 족제비 등 포식자가 서식지 근처로 접근해 공격하는 일이 적지 않다. DOC는 “단 한 번의 개 공격으로도 집단 폐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난해 웰링턴 지역에서는 개 한 마리가 최소 10마리의 쇠푸른펭귄을 죽이는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일었다.

기후변화도 개체군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쇠푸른펭귄의 주요 먹이인 멸치와 정어리는 해수온 상승으로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로 인해 대규모 폐사 사건으로 이어지고 있다. DOC는 이 같은 사건이 약 10년 주기로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8년과 2022년에는 수백 마리의 펭귄이 굶어 죽은 채 해안에 떠 밀려온 사례가 보고됐다.

관광지 개발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뉴질랜드 일부 지역에서는 펭귄 관광이 지역 경제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지만, 도로 개설·방파제·조명 설치 등 인프라 확장이 펭귄의 이동 경로를 막고, 인공조명이 야간 행동 패턴을 교란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DOC는 관광이 보전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오히려 서식지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종합하면 쇠푸른펭귄은 차량 충돌, 포식자 공격, 먹이 부족, 관광지 개발 등 복합적 요인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DOC는 서식지와 인간 활동 충돌을 줄이기 위해 도로 감속 구간 지정, 둥지 보호 울타리 설치, 반려견 통제 강화 등 조치를 시행 중이다. 그러나 서식지가 도심과 근접해 있는 특성상 사고를 완전히 막기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된다.

DOC 관계자는 “코로라는 뉴질랜드의 소중한 야생동물이며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펭귄”이라며 “도심과 인접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만큼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식과 행동이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야생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쇠푸른펭귄을 해칠 경우 최대 2년 징역 또는 10만 달러 상당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그럼에도 유사한 사고가 매년 반복되는 만큼, 뉴질랜드 사회에서는 개체 보호와 인간 활동 간 공존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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