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커피박을 버섯 재배에 활용했더니 생산 비용이 줄고 수확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버섯을 재배할 때 쓰는 배지는 곡물 부산물 등으로 만들며 주로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커피박을 활용하면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25일 “커피박을 혼합한 느타리 재배 시험 결과, 기존 배지보다 수량이 높거나 동등한 것으로 나타나 자원 재활용과 농가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커피박은 원두커피를 내린 후 버려지는 찌꺼기로 이를 활용하면 느타리버섯 재배 배지에 활용 가능하다. ‘버섯배지’는 버섯을 재배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공 배양 기질이다. 주로 톱밥, 볏짚, 쌀겨 등 유기물과 물, 영양 보충제를 혼합해 살균 처리한 뒤 쓰인다.
현재 국내 버섯재배에 사용되는 배지 재료는 연간 약 100만 톤에 달하며 이 가운데 약 60만 톤은 해외에서 수입되는 곡물 부산물이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곡물 가격 상승과 공급 불안정에 따른 농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23년부터 커피박을 대체 재료로 활용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해왔다. 이에 따라 느타리 생육배지 혼합비율 연구와 적합성 평가, 농가 실증 등을 수행했다.
시험 결과, ‘톱밥 50%, 비트펄프 20%, 면실박 10%, 커피박 20%’ 혼합배지에서 느타리 버섯 수확량이 기존 배지보다 8% 증가했다.
올해 4~7월 여주·양평 2곳 농가에서 실시한 실증 재배에서도 커피박 배지는 기존 배지와 동등한 수확량을 보였고 비트펄프와 면실박을 각 10% 수준까지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제성 면에서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커피박은 1kg당 200~240원으로, 기존 면실박과 비트펄프(500~700원)대비 절반 이하 가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커피 소비량이 꾸준히 늘면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해, 농가의 재료비 절감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은 이번 성과를 단순한 재료 대체가 아닌 농식품 부산물 자원화 사례로 보고, 자원순환형 농업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경제성 평가를 거쳐 현장 보급 확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하태문 경기도농업기술원 친환경미생물연구소장은 “커피박을 배지로 전환하는 것은 단순한 재료 대체가 아닌 농식품 부산물의 활용 가능성을 실증한 사례”라며 “경제성 평가를 통해 현장 보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앞으로도 환경과 농가를 함께 살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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