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이 김 육상양식을 위해 전남 고흥군에 조성했던 1차 시범 양식장 전경. (사진 대상)/뉴스펭귄
대상㈜이 김 육상양식을 위해 전남 고흥군에 조성했던 1차 시범 양식장 전경. (사진 대상)/뉴스펭귄

김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대표 밥반찬으로 국민식품이지만 기후위기 앞에서 새로운 위협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요 기업들은 '육상양식'에서 기후위기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바닷물 온도 상승과 적조 확산으로 생산 기반이 흔들리면서 김 가격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해외에서는 ‘헬시스낵’으로 불리며 수출이 늘고 있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의 밥상에서는 점점 부담스러운 반찬이 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1일 마른 김 소매 평균가는 10장 기준 1350원으로 평년 대비 38% 비싸다. 불과 1년 새 김 한 장 값이 금값처럼 뛰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년 만에 ‘마른김 비축 제도’ 재도입을 검토 중이다. 가격이 낮을 때 사들였다가 급등기에 풀어 시장을 안정시키는 방식이다. 1979년 도입됐다가 2006년 중단된 제도를 다시 꺼내 들었다는 것은 기후로 인한 수급 불안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란 뜻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생산 기반이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김 양식은 수온과 염도, 바닷물의 질에 민감하다. 폭염과 한파가 반복되며 생산량은 줄고, 적조·미세플라스틱 오염이 겹치면서 공급 불안은 상시화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기후위기를 넘을 해법으로 ‘육상양식’을 주목하고 있다. 바닷물이 아닌 육상 수조에서 첨단 기술로 김을 키우는 방식이다. 

CJ제일제당은 2018년부터 연구를 시작해 2021년 수조 배양에 성공했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는 가장 앞장서 기술을 개척한 것으로, 2022년 국내 최초로 전용 품종을 획득하기도 했다. 

풀무원기술원 내 바이오리엑터 안에서 육상 양식 김이 재배되고 있는 모습. (사진 풀무원)/뉴스펭귄
풀무원기술원 내 바이오리엑터 안에서 육상 양식 김이 재배되고 있는 모습. (사진 풀무원)/뉴스펭귄

풀무원은 2021년 기술 개발에 착수해 충북 오송과 충남 태안에 연구 시설을 마련하고, 지난해 육상양식으로 수확한 김을 비거니즘 레스토랑 ‘플랜튜드’에서 선보였다. 실제 소비자가 느낄 수 있는 제품으로 가장 먼저 연결한 셈이다. 

대상도 2016년부터 김 육상양식 기획을 시작해 2023년 국내에서 김 생산량이 가장 많은 전남 고흥에서 본격적인 산업화에 돌입했다. 1차 시범양식 성공 후 현재 2차 시범 양식을 위한 시설을 조성 중으로, 2030년부터 육상양식으로 수확한 김을 상품화한다는 목표다. 

기업들은 육상양식이 상용화되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이 확보돼 가격 변동성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상양식의 경우 여름철 생산이 불가능하지만, 육상양식은 연중 생산이 가능하며, 정수된 해수를 쓰기 때문에 오염 우려도 적다는 것이다. 

김준규 대상 eaweedCIC 대표는 “김은 전세계에서 건강스낵 및 건강 식재료로 각광받으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육상양식을 통해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 및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으로 김 산업이 지속성장 가능한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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