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꿀벌 피해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감염되거나 날개 기형 등이 생긴 꿀벌을 빠르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여름 땡볕에 양봉인이 눈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했던 작업이 크게 편리해져 양봉 산업에 도움을 주고 꿀벌 개체 수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 감염 꿀벌이나 날개 기형 꿀벌, 애벌레 이상 등 16가지 병해충 및 생육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AI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펭귄
질병 감염 꿀벌이나 날개 기형 꿀벌, 애벌레 이상 등 16가지 병해충 및 생육 정보를 동시에 분석하는  AI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 뉴스펭귄

농촌진흥청이 꿀벌 집단 폐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꿀벌응애’를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AI 기반 검출장치를 개발했다. 강원대학교와 공동 개발했으며 세계 최초다. 

꿀벌응애는 벌집 안에서 기생하며 꿀벌 발육에 직접 피해를 주거나 바이러스 매개로 질병을 옮겨 폐사를 유발하는 해충이다. 방제도 어려워 세계적으로 꿀벌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주는 해충으로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도 전체 꿀벌 군집의 62%가 폐사하는 등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꿀벌 피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꿀벌 폐사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꿀벌응애 감염과 그에 따른 바이러스 확산, 방제 약제 내성 증가 등이 있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가 꿀벌응애 번식이 활발한 여름철을 집중 방제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대응 중이다.

“해충 발생·이상 징후 미리 발견해 폐사 감소 기대” 

꿀벌응애는 벌집 내부에 살아 눈으로 직접 관찰하기 어렵고, 여름 고온 환경에서는 관찰과 방제가 더 어려워 효과적인 퇴치가 어렵다. 숙련된 양봉인도 벌통 한 개 정밀 관찰하는 데 30분 이상이 걸리고, 고령 양봉농가는 극한기후 상황에 땡볕에서 그 작업을 하기가 무척 어렵다. 양봉 농가에서는 이처럼 노동집약적이고 비효율적인 기존 방제 방식이 청년층의 양봉 유입을 막는 원인이라고 분석한다.

농진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벌집판을 촬영하고 30초 이내에 꿀벌응애 존재 여부를 자동으로 판별할 수 있는 실시간 검출장치(비전:BeeSion)를 개발했다.

이 장치는 질병 감염 꿀벌이나 날개 기형 꿀벌, 애벌레 이상 등 16가지 병해충 및 생육 정보를 동시에 분석한다. 감염 수준에 따라 방제 권고, 주의 단계, 집중 방제 등 과학적 방제 기준을 제시한다. 

꿀벌응애 분석 정확도는 97.8% 수준으로 사용법이 쉬워 고령자나 초보자도 쓸 수 있다. 이 장치를 통해 해충 발생과 꿀벌 이상 징후를 미리 발견해 먼저 사양 관리함으로써 꿀벌의 폐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농진청은 기대하고 있다. 현장 실증에 참여한 양봉농가도 “응애 검출이 빠르고 정확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농진청은 현재 장치에 대한 특허출원을 마쳤으며 올해 산업체에 기술이전해 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후 현장 실증을 거쳐 2028년부터 전국 양봉농가에 본격 보급할 계획이다.

방혜선 농촌진흥청 농업생물부 부장은 “경험에 의존하던 양봉에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첫 사례로, 정밀 사양관리와 병해충 예찰 자동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농업 육성 정책에 발맞춰 농업 디지털 혁신 정책과 긴밀히 협력하며 양봉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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