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온열질환자가 급증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빠른 시기에 누적 환자 1,000명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하루에만 230여 명의 환자가 발생했는데 이는 역대급 무더위가 극성을 부렸던 2018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7월 8일 누적 온열질환 환자가 1,000명에 도달했다. 2011년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이래 가장 이른 시기다. 이런 가운데 8일에는 하루에만 238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01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일일 온열질환자 발생이 200명을 넘었다.
환자와 이로 인한 사망자 모두 작년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올해 5월 15일부터 7월 8일까지 총 1,22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 중 사망자는 8명이다. 전년 같은 기간(486명)과 비교하면 환자는 약 2.5배, 사망자는 2.7배 증가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6월 28일 이후 전국 평균 최고기온이 31℃ 이상을 지속 유지하고 있다. 이는 온열질환자 발생 급등 시기와 일치한다.
야외작업자·고령층 취약…실외 발생 81.1%
올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를 분석한 결과 실외 발생이 81.1%를 차지했다. 발생 장소별로는 작업장(28.7%), 논밭(14.4%), 길가(13.9%) 순이었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33.6%를 차지했다. 50대 이상이 61.1%로 나타나 고령층 피해가 집중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77.2%(948명), 여성이 22.8%(280명)였다.
질환별로는 열탈진이 57.1%(701명)로 가장 많았다. 열사병 19.9%(244명), 열경련 12.9%(159명), 열실신 8.6%(106명)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가 24.3%(299명)로 가장 많았다. 무직 13.1%(161명), 농림어업 숙련종사자 9.4%(116명) 순이었다. 야외근로자와 어르신 등 폭염 취약집단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열대야 건강수칙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자기 전에는 과식, 알코올,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하지만. 다만 취침 직전 과도한 수분 섭취는 삼간다. 수면 1~2시간 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샤워하여 체온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쾌적한 수면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과도한 운동이나 강도 높은 운동을 자제해야 한다. 고강도 운동은 심부체온을 상승시켜 수면을 방해한다. 실내가 시원하고 쾌적하게 유지되도록 온·습도를 관리한다. 통풍이 잘 되는 면소재의 얇고 헐렁한 잠옷을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올해는 예년보다 빠른 열대야와 폭염으로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특히 농어민과 야외 작업자는 휴식과 함께 충분한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어르신, 어린이, 만성질환 등 기저질환을 가진 분들은 폭염과 열대야 속에서 쉽게 탈진하거나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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