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 (사진 제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뉴스펭귄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 (사진 제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뉴스펭귄

우리나라 고유종 한라산 구상나무의 대표목이 최초로 공개됐다. 구상나무를 대표하는 모양과 유전적 특징을 가진 나무로, 기후위기에 잘 적응하는 유전자를 선별하거나 변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 5일 한라산국립공원 남벽분기점 해발 1600m에서 자생하는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을 공개했다. 이 구상나무의 높이는 6.5m, 밑둥 둘레는 40㎝, 나이는 약 72년으로 추정된다.

한라산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한라산국립공원의 깃대종이며 지난해부터 한반도 기후위기 지표종이다. 그중 대표목은 한라산 구상나무를 대표하는 형태적·유전적 형질을 가진 개체다. 그러나 서식지 감소로 현재 한라산 구상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위기(EN)종으로 분류됐다. 

한라산연구부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서식지는 1918년 1168ha에서 2021년 606ha로 4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유산본부는 나무의 외관, 위치, 유전적 대표성 등을 고려해 최종 1개체를 구상나무 대표목으로 선발했다. 

김종갑 제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 과장은 <뉴스펭귄>과 통화에서 "기후위기 등 여러 원인으로 구상나무가 고사하고 있어, 생태적 접근뿐 아니라 유전체 연구도 꼭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대표목을 지정해 참조 유전체를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쉽게 말해 특정 구상나무의 유전자를 연구할 때 대표목이 기준이 되는 셈이다. 그는 "참조 유전체는 앞으로 기후위기에 잘 적응하는 유전자를 선별하거나 변형하는 데 필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목은 29만4000그루에 달하는 한라산 구상나무를 대표하는 만큼, 겉으로도 튼튼하고 유전적으로도 대표성을 갖췄다"며 "이번 대표목 지정은 우리 고유종에 대한 생물 주권을 확립하는 시도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 (사진 제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뉴스펭귄
한라산 구상나무 대표목. (사진 제주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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