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반야봉 서쪽 능선에서 촬영된 구상나무 집단고사. (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지리산 반야봉 서쪽 능선에서 촬영된 구상나무 집단고사. (사진 녹색연합 제공)/뉴스펭귄

[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기후변화가 생물의 서식에 미치는 변화를 관찰하기 위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에 한반도 고유종인 구상나무, 꼬리치레도롱뇽 등이 새로 추가됐다.

30일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 100종을 갱신해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누리집'에 공개했다.국립생물자원관은 2010년부터 기후변화에 따른 생물종의 변화를 장기간 관찰하기 위해 생물지표종 100종을 선정하고 시민 과학자들과 기록을 축적해왔다.

이번에 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에 따른 분포 변화가 예상되는 25종을 교체했다. 해조류 1종, 식물 10종, 무척추류 2종, 곤충 5종, 어류 22종, 양서류 1종, 조류 4종이 새롭게 지정됐다.

양서류 중에는 꼬리치레도롱뇽도 포함됐다. 이에 생물자원관은 "전국의 산간계곡 상류에 서식하며 기온과 수온 상승으로 서식 분포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물 중에는 현재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집단 고사하는 구상나무가 새로 추가됐는데 "아고산대 침엽수종으로 대표적인 북방계 식물이며, 기후변화와 관련해 국민 인식도가 높고 민간 참여 유도에 필수적"인 점이 고려됐다.

세계에서 오직 한반도에서만 서식하는 구상나무는 학명에도 '코리아(Korea)'가 들어갈 정도로 우리나라, 특히 한라산 등 고지대에 자생하는 고유종이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구상나무의 생태와 서식에 영향을 미쳐  생물의 생태와 서식에 영향을 미쳐 멸종위기를 가속하고 있다.

지구가열화로 눈이 빠르게 녹으면서 봄에는 수분 공급이 줄고, 여름철에는 폭염에 말라버린 구상나무가 집단 고사하면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으로 지정됐다. 

최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연구진은 한라산에 분포하는 구상나무 숲이 1918년 1168.4헥타르(ha)에서 2021년 606헥타르로 48.1% 감소한 것으로 조사했다. 100년간 한라산에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이외에 지리산에서도 이른바 '기후 스트레스'로 숲 면적이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2015년부터 관찰됐다.

꼬리치레도롱뇽은 갈색 바탕에 노란색 무늬가 있는 화려한 외관이 특징이다. 러시아, 중국, 일본, 한국 등 동북아시아에 분포하는데, 모두 같은 종이 아니라 4종으로 나뉜다는 사실이 2012년 밝혀졌다.

그중 한반도에 서식하는 종은 '한국꼬리치레도롱뇽(Onychodactylus koreanus)으로 보고됐다. 꼬리치레도롱뇽은 몸통보다 긴 꼬리를 흔들며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꼬리치레도롱뇽은 산소가 풍부하고 깨끗한 10도 이하 물에서만 생존할 수 있어 기후위기에 취약하다. 2021년 발표된 '기후변화에 따른 한국꼬리치레도롱뇽 분포 예측에 대한 연구'에서는 2040년까지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잘 시행할 경우 꼬리치레도롱뇽 서식지 62.96% 사라지고, 2100년까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서식지 98.52%가 사라진다는 결과가 나왔다.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뉴스펭귄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중 경남 양산에만 서식하는 양산꼬리치레도롱뇽. (사진 경남양서류네트워크)/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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