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에 놓인 꽃이 절벽 지대에서 아름답게 피어났다. 마침 제주도에서 부지런히 복원 사업을 벌이던 식물인데, 이 끈질긴 생명력은 어디서 왔을까?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석곡(Dendrobium moniliforme)이 전남 월출산 기암절벽에서 꽃 피웠다. 최근 제주 봉성시험림에서는 조직배양으로 증식된 석곡이 복원됐으며, 절벽과 시험림에서 되살아난 이 꽃의 생명력이 주목받고 있다.

월출산 기암절벽지 내에서 개화한 석곡 (사진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뉴스펭귄
월출산 기암절벽지 내에서 개화한 석곡 (사진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뉴스펭귄

국립공원공단 월출산국립공원사무소는 최근 월출산 특별보호구역 내 절벽 지대에서 석곡 개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석곡은 난초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상록성 식물로,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자라는 착생란이다. 5~6월경 줄기 끝에 흰색 도는 분홍빛 꽃을 피우며, 은은한 향기가 특징이다.

관측이 이루어진 구역은 공원 자원 보호를 위해 출입이 제한되는 '특별보호구역'이다. 공단은 이곳에서 지속적인 생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석 월출산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자연적, 인위적 영향에 의한 개체수 감소를 막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복원 사례도 눈길을 끈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지난달 21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시험림에 석곡 100본을 복원했다고 밝혔다. 한라산연구부에서 조직배양으로 증식한 개체로, 생육 특성에 맞춰 계곡부 암반이나 수령이 오래된 나무(노거수)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이식됐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석곡은 국내서 주로 남부 해안과 제주 등 일부 지역에 자생한다. 절벽이나 바위, 노거수의 나무껍질 등 외부 간섭이 적은 곳에 착생해 살아간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인위적 간섭이 제한된 장소에서 오히려 안정적으로 살아가기도 한다.

석곡의 꽃말은 '순결', '정숙', '은은한 아름다움' 등으로 알려져 있다. 단정한 꽃모양과 은은한 향기에서 비롯된 꽃말은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석곡의 서식 방식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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