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6월 ‘이달의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우리나라 민물 거북이인 ‘남생이’를 선정했다. 남생이는 가야국을 세운 왕에 대한 탄생 신화를 담고 있는 고대 시가인 구지가(龜旨歌)에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밀어라…’에 나오는 거북목에 속한 파충류다. 이들은 도시 사람들의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오래전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종이다.
<뉴스펭귄> 취재에 따르면, 남생이는 조선시대 왕실의 권위를 상징하는 도장인 어보의 표본이기도 할 만큼 우리나라에서 귀하게 여긴 거북이다. '방죽에 줄남생이 늘어앉듯 한다'는 속담이 있을 만큼, 우리 주변에 흔하게 살았던 동물이다.
하지만 온순하고 느린 탓에 사람들에게 쉽게 잡혀버리고 말았던 남생이는 1960년대부터 보신용, 약재 등의 소비가 늘어나면서 남획을 피하지 못했다. 이와 더불어 급격한 경제 성장과 함께 진행된 무차별적인 개발에 서식지를 잃어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남생이는 머리 윗면은 암녹색, 녹회색 또는 흑색을 띈다. 특별한 무늬는 없지만 머리 측면은 눈 뒤에서 목덜미까지 노란색의 줄무늬가 여러 개 있다. 성체가 된 수컷 중 일부는 흑화되어 몸 전체가 검은색인 경우도 있으며, 흑화된 남생이는 머리의 노란색 줄무늬도 사라진다.
신기한 특징은 많다. 등갑(등껍데기) 길이는 약 25~45cm로 암갈색, 황갈색을 띠며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 있고, 등갑 정중앙과 양 옆으로 뚜렷한 3개의 융기선을 가지고 있다. 배를 감싸고 있는 단단한 껍데기인 복갑도 여러 개의 판으로 나뉘어져 있다. 참고로 등갑 길이의 경우 암컷이 알을 가지기 위해 수컷보다 외형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네 다리는 넓은 비늘로 쌓여있고 발에 물갈퀴가 있다. 다리에 있는 취선에서 악취 물질을 배출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 머리와 다리를 모두 등갑 안으로 숨겨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남생이는 수초의 뿌리와 곤충류, 다슬기, 갑각류, 어류 등을 먹는 잡식성이다. 하천, 저수지, 연못 등 저수지 내부를 비롯해 주변의 수로, 논, 초지까지 오가며 생활하고 유속이 느리고 은신할 수 있는 지점을 선호한다.
우리나라 민물 거북은 남생이와 자라 두 종류가 있다. 두 종은 머리 모양, 등갑의 무늬 등이 달라 육안으로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남생이는 녹색 또는 흑갈색을 띠는 머리 옆에 불규칙한 연녹색 줄무늬가 있고, 자라는 머리에 무늬가 없으며, 돼지코를 닮은 긴 코가 주둥이 끝에 가늘게 튀어나온 모습이다. 남생이 등갑은 세로로 3개의 융기선이 산처럼 솟아 있고, 자라는 평평한 형태이다.
남생이는 주요 서식처의 파괴와 국내로 유입된 중국산 남생이, 생태계교란종인 붉은귀거북 등과의 경쟁 등으로 개체수가 감소하며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남생이는 하천, 호수, 저수지, 연못에 살며 토종 담수성 거북이다. 하천, 호수, 저수지, 연못에 주로 서식하지만 개체 수가 매우 적다. 잡식성으로 주로 해캄과 같은 수초를 비롯하여 수면에 떨어진 곤충류, 다슬기, 우렁이와 같은 복족류, 갑각류, 어류의 사체 등을 먹는다.
일반적으로 남생이는 4월부터 활동을 시작해 11월에 겨울잠에 든다. 짝짓기는 10월부터 11월까지 동면 직전 얕은 물가 혹은 물속에서 한다. 암컷은 6월부터 7월까지 1~3회에 걸쳐 4~15개의 알을 하천 주변, 경작지, 제방 주변의 초지에 얕은 둥지를 파고 산란한다. 통상 2달 정도 지나면 부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에 서식하고 세계적으로는 중국, 일본, 타이완에 분포한다.
환경부는 남생이를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종을 적색목록 위기종(EN)으로 등재해 멸종위기 위험성이 매우 높은 종으로 평가하고 있다.
한편,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을 허가 없이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이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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