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마침내, 100년 만에 그 생물이 유유히 모습을 드러냈다. 과학적 존재만 확인됐을 뿐, 살아 있는 모습은 누구도 본 적 없던 생물. '거대오징어(Mesonychoteuthis hamiltoni)'다.

100년 만에 살아 있는 거대오징어가 영상에 포착됐다. (사진 슈미트해양연구소 제공)/뉴스펭귄
100년 만에 살아 있는 거대오징어가 영상에 포착됐다. (사진 슈미트해양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거대오징어는 1925년 영국의 동물학자 가이 코번 롭슨이 향유고래 위장에서 발견한 조직을 분석해 새 종으로 기술한 생물이다. Mesonychoteuthis hamiltoni라는 학명과 함께 지금까지 '거대오징어(Colossal Squid)'로 불려 왔다.

이후 100년 동안 이 오징어는 대부분 사체, 고래와 바닷새의 위장에서 발견된 먹이 찌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연구됐다. 살아 있는 개체가 자연 서식지에서 관찰되거나 영상으로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비영리 해양연구기관 슈미트해양연구소는 최근 이 거대오징어의 살아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선 팔코르에 탑승한 국제 과학자팀은 남대서양 사우스샌드위치 제도 인근 해역 수심 600m에서 이 개체를 발견했다.

(영상 슈미트해양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영상 슈미트해양연구소 제공)/뉴스펭귄

영상에 포착된 거대오징어는 길이 약 30cm로, 아직 성장 중인 어린 개체였다. 거대오징어는 최대 길이 7m, 무게 500kg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지구상에서 확인된 가장 무거운 무척추동물로 평가된다. 전체 길이는 대왕오징어(Architeuthis dux)가 더 길지만, 무게는 거대오징어가 더 무겁다.

연구진은 해당 개체가 유리오징어과(Cranchiidae)에 속하며, 팔 사이에 갈고리가 있는 특징을 짐작해 거대오징어로 식별했다고 밝혔다.

영상을 분석한 오클랜드공과대학교 캣 볼스타드 박사는 "이 생물은 우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심해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촬영은 과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첫 관찰이자, 생물다양성 이해에 있어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