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우다영 기자] 봄철을 맞아 야생동물 구조 건수가 급증한 가운데, 구조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는 "섣부른 개입은 오히려 생존을 방해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야생동물 구조 건수는 총 5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증가했다. 특히 4월 하순에만 118건 구조된 가운데 조류가 80건, 포유류가 38건이었다.

주요 구조 사유로는 '어미를 잃은 개체'가 32건(27%)으로 가장 많았고, '건물 유리벽 충돌'이 31건(26%)으로 뒤를 이었다.

봄철 등산로나 공원, 아파트 수풀 등에서 날지 못하고 바닥에 있는 어린 새를 발견한 시민들이 구조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상당수는 실제 구조 대상이 아닌 '이소(離巢)' 단계에 있는 개체들이다.

이소는 어린 새가 둥지를 떠나 어미에게 생존 기술을 배우는 초기 자립 단계다. 아직 완전한 비행 능력은 없지만 짧은 거리를 날갯짓하며 이동하고, 어미는 근처에서 새끼를 돌보며 훈련을 돕는다. 이 시기를 구조 상태로 오해해 인위적으로 개입하면, 자칫 어미와 새끼 사이를 떼놓는 '납치'가 될 수 있다.

둥지에서 떨어져 구조가 필요한 어린 새와 이소 중인 새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경기도 동물복지과 관계자는 "이소 단계인 개체는 솜털이 아닌 깃털이 나 있고, 날갯짓이 가능하며, 위치를 알리는 소리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둥지에서 이탈한 어린 새는 솜털 유무로 우선 판단할 수 있다.

(사진 경기도 동물복지과 제공)/뉴스펭귄
(사진 경기도 동물복지과 제공)/뉴스펭귄

이소 중인 개체와 달리, 유리창 충돌로 인해 추락한 새는 외상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차적으로는 '멍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관계자는 "머리부터 부딪혀 멍한 상태가 많고, 증상의 정도에 따라 외형만으로 판단하긴 어렵다"며 "구조 여부를 섣불리 결정하기보다 야생동물구조센터에 연락해 상황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 시기 구조 요청이 가장 많은 종으로는 소쩍새 유조, 까치 유조, 흰뺨검둥오리 등이 대표적이다. 포유류 중에서도 어미가 보이지 않거나 기운이 없어 보이는 청설모 새끼가 구조되는 사례가 일부 포함되기도 한다.

야생동물 구조 관련 문의는 경기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경기남부 031-8008-6212 / 경기북부 031-8030-4451)를 통해 가능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