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김영화 기자] 최근 런던의 ‘길여우’ 소식이 <뉴스펭귄>을 통해 보도됐다. 그런데 얼마 전 국내 도심에서도 여우가 목격됐다.

(사진 고양신문)/뉴스펭귄
(사진 고양신문)/뉴스펭귄

지난 11일, 경기도 고양시 지축동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여우 한 마리가 발견됐다. 한 주민이 촬영한 사진에는 여우가 화단에서 정면을 응시하거나 풀숲에 몸을 낮춘 채 웅크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고양신문에 따르면 당시 여우는 아파트 주변을 10분가량 뛰어다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가 도착하자 야산으로 달아났다. 고양소방서 관계자는 “현장에 출동했지만 여우가 도망쳐 포획에 실패했다”며 “이 지역에서 여우 신고가 접수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사진 속 여우의 정체가 정확히 확인되지는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멸종위기종 전문가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사진상 특징으로 볼 때 멸종위기종인 토종 붉은여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여우는 붉은 갈색 털에 흰 배, 뾰족한 주둥이와 삼각형 귀가 특징이다. 다만 이 전문가는 “순종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고양신문)/뉴스펭귄
(사진 고양신문)/뉴스펭귄

붉은여우 출현 사례는 전국적으로 늘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공원공단이 2009년부터 진행한 ‘토종 붉은여우 복원사업’을 통해 방사된 개체들이 점차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기 때문이다. 소백산에 방사된 붉은여우는 경북 영주와 충북 단양에 정착한 데 이어 서산·강릉·광주 등 전국 14개 시군에서 출현 사례가 보고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2023년까지 복원사업을 통해 누적 181마리가 방사됐고, 이 중 일부는 야생에서 번식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약 120마리가 야생에서 서식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는 “사진 속 여우는 소백산에 방사된 개체의 2세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붉은여우는 과거 한반도 전역에 서식했지만 1970년대 이후 밀렵과 쥐약 중독 등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고, 1990년대 이후로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현재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보호받고 있다.

한편, 도심에서 여우를 발견했을 경우에는 접근하거나 먹이를 주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 관할 지자체 환경과나 국립공원공단 등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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