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펭귄 이수연 기자] 가뭄으로 세상을 떠난 최고령 하마를 위해 무리 전체가 장례식을 치르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미국 공영방송 PBS의 자연 다큐멘터리 '네이처 온 피비에스(Nature on PBS)'는 최근 아프리카 탄자니아 카타비국립공원에서 촬영한 감동적인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서 물 위에 죽은 채로 떠 있는 하마 곁으로 다른 하마들이 하나둘씩 다가온다. 그 주위를 천천히 맴돌던 하마들은 차례로 죽은 하마에 가까이 다가가 몸을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이어지는 내레이션은 이렇게 전한다. "사체 주변에 점점 더 많은 하마가 모일수록, 이 행동을 애도로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 적어도 하마들이 상실감을 받아들이는 방식이었다."
이 하마는 무리에서 가장 오래 살아온 개체였으나 카타비국립공원이 기후위기로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자 버티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전해진다.
PBS는 이러한 하마들의 애도 행동이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영장류나 범고래, 코끼리 같은 동물들은 종종 다른 존재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보이지만 하마 무리에서는 흔치 않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얼룩말은 죽은 얼룩말 곁에 한동안 머무는 모습을 보이며, 코끼리는 죽은 개체의 몸 위에 흙을 덮어 매장하고 종종 그 자리로 다시 찾아온다. 죽음을 목격한 원숭이는 평소보다 더 많은 상대와 털 고르기를 하며 슬픔을 해소한다.
하지만 하마의 애도 행위가 이번에 처음 발견된 것은 아니다. 2018년 한 연구자들은 암컷 하마가 세상을 떠난 어린 하마 사체와 교감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암컷 하마는 사체를 여러 번 옮기거나 물 밖으로 들어 올리며 사체를 먹으려는 악어들을 쫓아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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