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은 각기 다른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연구진은 각기 다른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뉴스펭귄 이동재 기자] 자동차 엔진 소리, 공사 현장에서 나는 드릴 소리, 나무를 베는 전기톱 소리. 도시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소음이 가득하다. 인간도 예민한 사람은 견디기 힘든데, 도시의 야생동물들은 어떻게 이러한 소음들에 적응하고 있을까?

최근 미국 네브래스카대학교 연구진은 펜실베이니아 깔때기그물거미(Agelenopsis pennsylvanica)가 인간의 소음 정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거미줄을 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거미는 거미줄을 치는 방식을 조정하는 독창적인 방식으로 외부 소음에 대응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적으로 거미는 거미줄을 외부 감각 구조로 작용해 주변의 진동을 포착하고 이를 통해 먹이의 위치 등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목, 연구를 수행한 연구진은 각기 다른 수준의 소음이 발생하는 도시와 농촌 지역의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강한 소음에 익숙한 도시 거미는 주변의 소음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거미줄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강한 소음에 익숙한 도시 거미는 주변의 소음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거미줄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연구에 따르면 지속적이고 강한 소음에 익숙한 도시 거미는 주변의 소음을 덜어내는 방식으로 거미줄을 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짧은 거리의 진동에서 에너지가 더 많이 소실되도록 조정하는데, 이를 통해 과도한 자극을 방지하고 사냥감의 접근 등을 더 명확하게 포착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은 농촌의 거미는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진동을 더 잘 포착할 수 있도록 거미줄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의 거미가 진동을 줄일 때 오히려 농촌 거미는 오히려 소리를 키워 먼 거리에서 발생하는 진동도 더 예민하게 포착하려는 것이다.

아일린 헤베츠 교수는 "연구는 거미가 소음이 많은 상황에서 거미줄을 통해 환경적 신호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도시의 야생동물들이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변화하는 생태계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를 더 깊이 있게 연구하면, 도시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소음에 따라 달라지는 거미줄의 구조와 긴장도 거미줄 꼭지점의 위치와 개수 등을 더 자세히 분석, 도시 생태계에서 거미와 같은 절지동물의 보존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한편 이 연구는 3월 14일 국제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러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됐다.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