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는 순록이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산타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는 순록이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크리스마스를 맞아 순록 사냥 휴가 프로그램을 판매한 영국 한 회사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 매체 미러는 한 스포츠에이전시가 '글로벌 사냥 체험'을 제공한다면서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순록 사냥 휴가 프로그램을 판매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문제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체의 사명은 '헨드리, 램지&워터스(Hendry, Ramsay & Waters)'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는 "노르웨이 북동부 지역에서 무스와 순록 트로피사냥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는 글이 실렸다. 이 문구는 현재 삭제된 상태다.

트로피사냥은 생계나 상업적 이유로 동물을 잡는 것이 아닌 사냥 그 자체를 오락으로 즐기는 행위다. 사냥한 동물 이빨, 가죽, 뿔 등을 전시용으로 가져가거나 몸 전체를 박제해 트로피처럼 전시한다.

트로피사냥 후 기념사진. (사진 헨드리, 램지&워터스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트로피사냥 후 기념사진. (사진 헨드리, 램지&워터스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이 프로그램은 당초 3주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업체 측은 프로그램 삭제 전 홈페이지를 통해 "큰 순록을 사냥하는 프로그램은 자사 독점이며 시즌은 매우 짧다"고 설명했다. 업체는 순록을 트로피사냥하는 데 가장 적합한 유형의 소총을 추천하기도 했다. 또 노르웨이공항을 통해 허가를 받아 개인 소총을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도 제안했다.

비용이 얼마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매체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수천 파운드 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들은 동물권단체와 시민들은 트로피사냥 프로그램을 광고한 업체를 두고 "끔찍하다. 전세계 어린이들의 크리스마스 정신을 완전히 망치고 있다"면서 "트로피사냥이라는 병든 산업을 당장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 배우이자 동물복지운동가 피터 에건(Peter Egan)은 "영국의 트로피사냥꾼들이 무방비 상태의 순록을 죽이고 있다"면서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시즌에 이게 무슨 일이냐. 정부가 줄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트로피사냥을 금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매체는 문제의 업체에 이번 프로그램과 관련된 의견을 물었으나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다만 이 프로그램과 관련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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