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초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인 만큼, 해양 생태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산호초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의 서식지인 만큼, 해양 생태계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해안 도시의 조명이 산호초의 번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도시의 가로등, 간판 등 다양한 인공조명은 사람들이 밤에도 활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야생동물의 불면증, 방향감각 상실 등을 유발할 뿐 아니라 반딧불이나 나방 등의 짝짓기를 방해하는 등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진은 빛공해가 육상생물뿐 아니라 산호의 번식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보고서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달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산호가 밀집된 산호초 지대는 다양한 생물들에게 터전을 제공하지만 기후위기와 백화현상에 의해 위협받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산호초 지대의 회복과 유지를 위해선 산호의 번식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산호의 번식 방법. (영상 usoceangov)

대다수의 산호는 1년 중 보름달이 뜨는 시기에 정자와 난자를 분출해 번식하는데, 수정 확률을 높이기 위해 같은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산란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해안 도시의 발달로 수심 1m 이하의 연안 중 190만㎢에 달하는 지역이 빛공해에 시달리면서 산호초들의 산란 시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빛공해에 노출된 산호들은 그렇지 않은 산호에 비해 산란 기간이 1~3일 정도 앞당겨진다.

즉 빛공해를 겪은 산호들이 주변 산호보다 이른 시기에 산란하면서 번식에 성공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유전적 다양성도 줄어드는 것이다.

특히 전세계 2135개의 산호초 군락 중에서도 홍해와 아카바만, 페르시아만의 산호초는 해안가 도시가 많이 개발된 탓에 빛 공해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아카바만에 서식 중인 산호는 고온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기후위기 영향을 적게 받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빛 공해가 지속된다면 개체 수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기후위기와 백화현상에 의해 산호초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만큼, 개체수 회복이 시급한 시점"이라며 "빛공해에 의한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즉각적인 조처를 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공동 저자인 토마스 데이비스(Thomas Davies) 교수는 "일몰 이후 달이 뜨기 전까지 해안가 조명 사용을 제한하는 방법으로 빛 공해를 완화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비록 안전이나 경제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 있지만, 산호초 보존을 위해서 이러한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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