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뿐 아니라 나방도 꽃의 수분을 돕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사진 flickr Jean and Fred Hort)/뉴스펭귄
꿀벌뿐 아니라 나방도 꽃의 수분을 돕는 대표적인 동물이다. (사진 flickr Jean and Fred Hort)/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과학자들은 꿀벌뿐 아니라 나방을 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 셰필드대학교 연구진은 이러한 연구 결과를 환경 전문학술지 '에콜로지 레터스(Ecology Letters)'에 최근 발표했다.

식물의 꽃가루받이를 돕는 동물, 일명 수분매개자(Pollinator)라고 하면 꿀벌이나 나비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꿀벌뿐 아니라 나방, 말벌, 귀뚜라미, 박쥐 등 다양한 생물들이 꽃가루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나방은 밤 동안 많은 식물을 수분시키는데 이는 도심 내 식물의 3분의 1에 달하며, 꿀벌과 선호하는 식물 종이 다른 경향을 보인다.

즉 나방은 도심 생태계에서 꿀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다만 연구진은 도시화와 재개발 등에 의해 많은 수분매개자가 위협받는 가운데 나방은 꿀벌보다 더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50년간 나방은 33%가 감소했는데, 이는 도심 생태계는 '꿀벌 친화적'인 식물을 중점으로 조성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또 도심에 토착종이 아닌 식물을 다량 심으면서 식물의 다양성이 감소하면서 큰 악영향을 미쳤다.

식물의 다양성 감소는 곤충들에게 덜 매력적인 식물 종과 곤충 간의 상호작용을 감소시킨다.

그 결과 곤충들이 이용할 수 있는 꽃이 줄어들어 식물과 곤충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연구의 주저자인 에밀리 엘리스(Emilie Ellis) 박사는 "도시화가 빠른 지역일수록 나방과 벌이 운반하는 꽃가루의 다양성이 감소했다"며 "이는 꽃가루받이 생물들이 의존하는 꽃이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 도시계획, 공원 등 도시 녹지 공간을 조성할 때 식물과 곤충이 기후위기의 영향에도 개체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식물을 심고 꿀벌에게만 친화적인 것이 아닌 나방에게도 친화적인 도심 생태계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공동 저자인 스튜어트 캠벨(Stuart Campbell) 박사는 "영국에만 약 250종의 벌이 있으며 이들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반면 2500종 이상의 나방이 수분을 돕고 있음에도 우리는 나방에 대한 지식을 훨씬 적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나방이 벌들과 다른 식물의 수분을 돕는다는 사실은 수분 과정이 곤충과 식물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며 "이를 이용한다면 수분매개자들에게 가장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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